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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러닝

-아버지라면 그랬을 것이므로

by 조명찬

아침에 러닝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아버지 장례식을 했던 병원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조금만 더 가면 아버지의 장례식장.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면 억지로 생각을 다시 넣어두려 애쓴다.

49제가 지나야 아버지를 맘껏 그리워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누가 일러준 것도 아닌데, 어디서 읽은 것도 아닌데, 어디서 본 것도 아닌데

49제가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전에는 그리워하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애써 참고 있다.


그 길에 가만히 서 있다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비가 온다던 날이었다. 땀이 많이 났다.

흠뻑 젖었다.


숨이 차서 걷기 시작할 무렵 길 한편에 널브러져 있는 전기자전거가 보였다.

누군가 타고나서 아무렇게나 세워두었을 것이다. 아니면 바람이 넘어뜨렸을지도....

언제 넘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도 세워두지 않는다. 내 것이 아니므로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가 자전거를 일으켰다.

다시 넘어지지 않도록 벽 쪽에 기대어 세워두었다.


아버지라면 그랬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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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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