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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보자는 말

- 테이블 냅킨

by 조명찬




테이블 냅킨을 레스토랑 용으로 준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점심에 오신 어르신 한 분이 식사를 다 드신 후, 냅킨을 반을 잘라 셔츠 호주머니에 넣고 나머지 반을 사용하시는 거예요.

함께 오신 분들은 ‘그렇게 아껴서 뭐 하냐고 뭐든 아끼다 똥 된다’라고 놀리면서 말씀하셨는데 마침 저랑도 눈이 마주쳐서 제가 웃고 있으니 왜 웃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저는 ’ 아끼면 좋죠 ‘라고 말씀드리고 얼른 설거지를 하러 갔는데 사실은 말이죠.


휴지 한 조각도 아껴 쓰던 아버지 생각이 갑자기 나서 웃다가 주책맞게도 자꾸 눈물이 흘렀지요.


갑자기, 순식간에, 예고도 없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찾아오고 순간 저는 하염없이 무너지곤 해요.


어르신은 오늘내일 저희 가게 앞, 건물 철거를 하고 계시는 데요. 문을 나서면서 말씀하셨어요.


”잘 먹었어요. 내일 또 봐요. “


오늘은 내일 보자는 말이 참 좋네요.

또 보자는 말보다 더 기다리지 않아도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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