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전화

어설픈 거짓말

by 장하영

어제 저녁의 업무가 몸에 남은 채로 아침을 맞았다. 피곤이 다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이 어떤 날인지 떠올렸다. 우리 모임의 신년회가 있는 날이었다. 몸은 무거웠고, 마음은 조금 더 무거웠다. 이 모임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최근 들어 자주 반복되고 있었다. 싫증이라고 하기엔 과하지 않았고, 애정이라고 부르기엔 옅었다. 권태기라는 말이 있다면 딱 그 지점에 서 있었다.

아침부터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모친이 위독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잠시 뒤 이어진 문장에서 그는 그림과 글을 하는 이 모임 전체를 나가겠다고 했다. 예고 없는 탈퇴 통보였지만, 그렇다고 아주 뜻밖의 일은 아니었다. 나는 한동안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람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고, 모임은 언제든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 모임은 그림이 중심이다. 어반 스케치와 수채화를 배우고, 글은 그 옆에 놓인다. 비중으로 치면 그림이 셋, 글이 하나쯤 된다. 동화작가 선생님이 만든 동아리 성격의 모임에서 내가 먼저 책 이야기를 꺼냈다. 글을 모아보자고, 한 권을 만들어보자고. 그 제안이 누군가에게는 동력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부담이었을지도 모른다.


저녁이 되어 우리는 고깃집에 모였다. 그를 제외한 여섯 명이었다. 삼겹살과 목살이 불판 위에서 익어갔고, 사이다와 맥주, 소주가 테이블을 채웠다. 어반 선생님은 이 조합이 꿀이라며, 배웠다던 사람이라면 소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잔이 오갔고 고기는 줄어들었다. 우리는 새해 이야기를 했다. 새로운 날을 맞이했고, 삶은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의 이름은 굳이 불리지 않았다. 나는 그게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즈음 어반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그였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