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꽉찬 네모안에서 적은 메모

by 가애KAAE


부와아악 하고 입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네모낳고 긴,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산업혁명이 진화시킨 이 산물은

처음 뿌뿌 하면서 굉음을 내던 조상보다 더 많이 빠르게 사람들을 나른다.


사람들은

더 많이, 더 멀리, 더 빠르게 이동했지만

더 많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마음을 전달하진 않았다.


손을 뻗기도 힘든 이 좁은 공간은

소름끼치게 조용했고,

조용히 혐오를 생산해냈다.


언젠가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네모가 꿨던 꿈처럼

모두가 동그랗다면 더 이상의 혐오도, 더 이상의 분열도 없었을까?


네모의 네 귀퉁이가 닳고 닳으면 동그라미가 된다.

네 귀퉁이를 깎여나가는 고통을 감수할 수 있다면

동그라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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