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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Oct 30. 2022

아름다운 당신의 삶을 추모하며...

지난 8월 시외숙모님의 장례식에 다녀와서...

2022년 8월 19일 금요일.

- 여수시 영락공원에서 짧은 메모.


사람의 목숨이 아무나 지킬 수 있는 것 아니니...
단풍이 들지도 못한 채로 이른 가을바람에 떨어진 잎새가 이리도 많음을 새삼 느끼네.
사진 속 저이는 하나도 아파 보이지도 않는데...
어쩌다가 저리도 빨리 간 것일까?
스물여덟 참 일찍도 갔구나. 저 청년은 무슨 까닭이었을까?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한 지금 이 순간...



-위 메모는 이른 바람에 하늘로 간 일면식도 없는 그저 영락공원에 있는 유골함의 이력과 사진을 보고 쓴 메모이다.




2022년 8월 26일 금요일.

- 강원도 진부의 한 커피숍에서...


지난주 멀리 여수로 시외숙모님의 장례식엘 다녀왔었다.

시외숙모님께서는 작년 말 즈음에 장암 판정을 받으셨고, 꼭 일주일 전에 쉰다섯이라는 나이로 결국 췌장암을 이기지 못하고 이른 낙엽이 되셨다.


남편과 함께 시외숙모님의 장례식장엘 다녀오던 길 여수의 날씨는 한없이 좋았고, 발인을 하던 그날 장례식장에서 장례버스를 타고 화장터로 가는 길엔 흐드러지던 목백일홍이 활짝도 피어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었던가?


시외숙모님을 자주 뵙지는 않았지만 내 기억 속에 남은 숙모님의 모습에는 따스하고 해맑은 웃음이 있었다.

내가 처음 시집와서 맞았던 명절에 시부모님과 함께 시어머니의 고향 마을로 첫인사를 갔을 때 거기서 처음 뵈었던 외숙모님은 내가 설거지를 도우려고 하니 괜찮다고 되었다고 잠시라도 앉아있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신도 7남매 중 장남에게 시집와서 장남 며느리로 시누이들과 시부모님 수발을 하며 고생을 하셨던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최근에 남편인 큰외삼촌의 사업이 잘되어서 사는 것이 많이 풍요로워졌다는 얘길 들었었다.

장례식장에서 본 외숙모님의 아들과 딸은 얼마나 지게 잘났고, 이쁘던지....

저렇게 이쁜 자식들을 두고 외숙모님은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 저리 멋진 청년이 된 아들과 딸을 보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부디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말고 지금 영정 사진 속에서 처럼 그렇게 환하게 웃으시기만을 기도합니다.

외숙모님을 보내드리던 그날 여수의 영락공원 근처의 목백일홍 (배롱나무)




추신.

가슴 아픈 대형 참사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음이 너무도 참혹하고 슬프다.

이태원 사고의 사망자와 유가족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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