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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y 31. 2023

그와 나는 남남이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유롭기를...

2023년 5월의 마지막날...


그와 나는 남남이다.

이제 그를 포기하기로 했다. 잘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그와 나는 너무 결이 맞지 않은 사람이었다. 말 한마디를 내뱉는 것에도 신경을 쓰고, 눈치를 봐야 한다면 그는 분명 나와 거리가 좁혀질 수 없는 사람일 것이다.


마음이 편치 않은 채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상전을 모시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그를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에게 사랑은 그렇다. 나에게 인간관계 역시 그렇다.
사랑이 쉽지 않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삶 역시 호락호락한 것이 아님도 알고 있기에 그 삶이 조금은 호락호락한 느낌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를 끊임없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살려고 애쓰는 건지도 모른다.

허나 그 애씀이 삶의 어느 만큼의 무게를 넘어선다면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의미 없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진리이리라.

나의 삶, 이제 딱 반세기를 살았다. 아니 엄마 뱃속의 삶을 뺀다면 반세기에도 못 미치는 삶이다. 나의 생의 잔고가 얼마일지 모르겠으나 삶의 모든 순간에서 좀 더 열심히 분발하며 살아야겠지...

그래야 훗날 후회는 내 것이 되지 않을 테니까...




추신.

오래전 쓴 나의  詩...


<인생잔고>
                    이은희

고통이 말해주는 걸까?
인생의 잔고가 줄고 있다고

한 잔의 술로 잠시나마 날린 고통이
다음날엔 더 줄어버린 잔고를 말해주듯

얼마나 남은 것일까?
가끔 혼미함 속에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눈앞에 아직 어린 새끼들을 볼 때면
그래도 이 고통이 조금은 더디기를 기도하며
바닥난 잔고를 아쉬워한다.


- 이은희 시집 『아이러니 너』 中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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