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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Oct 02. 2022

나도 초보시절이 있었어요!

꿈꾸는 간호사에서 진짜 간호사가 되다

“간호사님, 여기가 부은듯해요.”

“아프진 않으세요?”    

 

오늘따라 유난히 주사 맞은쪽이 불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혈관주사를 놓고 바로 그런 게 아니어서 주사 시작하고 항생제는 빠진 상태였으니, 처음부터 잘못된 게 아닌 듯 하지만.

맞다가 움직임에 따라 그런 듯한데.


세분 중 한 분은 화를 낸다. 왜 이러냐고.

주사가 부으면 아프니까 그럴 수 있지만, 내가 그 소리를 들은 게 가끔은 나은 걸 지도.

주사를 놔드렸던 간호사였다면, 어떻게 말했을지 보인다.  

   

4월에 입사한 간호사가 이제 겨우 적응하고 있는 찰나에 가장 고민이 되는 건 인간관계와 주사가 아닐까 싶다.

이제 6개월이 다가오는 시점이기에, 사람마다 약간의 기대하는 감이 없을 수는 없지만.

업무에 어느 정도 투입되어서 자신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더 해주길 바라는 게 사람인데.

한 번씩 주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안 할 수없다.

그런데 그 주사는..     

혈관 주사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는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야 나아진다고.

그래서 그렇게 입사 때부터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이 말이 얼마나 힘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 이 말은 한다.

나도 실수 투성이 시절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도 주사 못 놔서 서러워서 운 적도 있다고.

사실이다.

대놓고 울지 못했을 뿐.


나에게도 초보시절이 당연히 있었어요!


신입 간호사로 밤 근무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배에서 다쳐서 온 것도 힘든데 주사까지 실패하냐고 정말 윽박질렀다.

죄송하다고 했지만, 그 환자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한 번 더 이야기하고 같이 근무했던 선배에게 부탁을 했다.

그리고, 선배는 나한테 말했다.

그 방은 내가 갈 테니 앞으로 혈관주사 놓으러 들어가지 마라고.     

스트레스받는다고 선배님이 간다는 거였다.     


그런데 내게 그 밤, “너는 왜 실패해서 환자 화나게 하니?”

이랬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신입 간호사들에 대한 배려로 처음에는 몰랐으나 나중에 알게 된 것 중에 하나가,

나와 동기들이 밤 근무할 때 선배들이 주사 마개를 미리 해주었다는 걸.

그것 또한 우리를 위한 선배의 선물이었던 것이었다.

밤 근무 때라도 주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아마 내가 그런 배려를 받지 못했다면,

“왜 주사를 붓게 하는 건데?”라고 하고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내리사랑이라는 말 이 말 정말 맞는듯하다.     




실전에서 혈관을 더 많이 잡고 있는 후배들이 나보다 주사 놓는 건 더 잘한다고 말한다.

이건 칭찬의 말이며 후배들에게 힘이 되는 말이다.

"어느 순간 선생님 말대로 감이 왔어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주사는 시간이 지나면 되는 경우가 있으며 겁을 먹을수록 더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정말로 아프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가끔은 이해와 배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주사실 패가 없는 간호사들도 실수할 때가 있어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은 눈감아주세요.

여러 번 찌르도록 하지는 않을게요.     

초보운전 시절이 지나가듯 신간 호사들에게도 6개월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 더 나아진 모습이 보일 거라는 걸.

묵묵히 기다려주고 행여나 문제가 생기면 조용히 해결해 주는 것도 나의 업무의 하나 아닐까?

라는 생각을 이번 주 계속하게 됐다.

이 일은 항상 누구나에게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말이기에,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나무가 자랄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처럼, 후배들이 자신의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 주는 사람이 되자!


이런 일들이 나에게 가르침과 인내를 전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처럼, 환자들이 내게는 책의 교훈같이 다가올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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