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꽃이 피어날 때면 그리운 그들
언니야, 오빠야 강변 살자
양지뜨락! 눈 호강할 수 있는 논이 있다.
처음 이곳에 이사 올 때는 온통 논밭이어서 창 밖으로 시선만 돌려도 담뿍 안겨지던 초록 물결이었다.
이젠 고개를 돌려 방향을 잡고 빼도롬히 각도를 맞추어야 그 신선한 물결과 눈 마주칠 수 있다.
그나마 감사해서 주말 아침이면 그 곁으로 달려가곤 한다.
특히
이 벼꽃이 필 즈음이면 마음은 먼저 알고 문을 연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마주쳐도 무심히 스칠
이 벼꽃을 만나러 삼고초려한다.
콩닥거리는 심장을 달래며.
귀한 꽃!
생명을 담은 꽃!
내 어머니의 가슴을
내 아버지의 심장 깊숙한 창고를
채워줄 꽃
하루살이처럼 쉬이 지는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한 짐 가득 지고 있는 이 꽃
벼꽃! 쌀 꽃! 어버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