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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deux맘 Jul 06. 2024

에필로그- 연재를 마치며

저에게는 세상에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일이 전혀 나와 상관없다 말해도 괜찮습니다.

평생을 그 아이를 만나지 못한 채 천국에 가도 괜찮습니다.

나는 세상에 그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고 우연히 시작한 브런치를 통해 마음껏 쏟아내었습니다.

'2010년 10월 그날의 이야기'의 서영은 바로 저 이영주입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내 눈이 아닌 세상의 눈으로 바라보며 써내려 가고 싶었기에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글을 썼습니다.

연재를 통하여 다시 한번 제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였고

7화를 써 내려갈 때는 십수 년 전의 고통이 떠올라 온몸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그 아이의 행동을 옹호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응당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요.

오히려 글에서도 썼듯이 저는 짧은 형량을 알게 된 후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일에 관하여 있는 그대로 제가 보고 느낀 모든 것을

세상에 전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 아이가 죽던, 가족이 죽던

누군가가 죽어야 끝이 나는

너무도 슬픈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든지 돕고자 마음먹었으면 도울 수 있었을 텐데

그 사건의 한 중심에 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를

너무나 어리석고 이기적이었던 저를

무기력하고 무능한 방관자였던 저를

저는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참회하며 써 내려갔습니다.

모두가 잊으라 했지만 저는 기억하며 곱씹으며

기록해 나갔습니다.

이 일을 통해 이루실 주님의 더 큰 일을 기대하면서요.

약 2주 전, 글을 연재하고 있는 도중 우연히 인터넷기사를 보았습니다.

'2010년 10월 그날의 이야기'와 비슷한 사건주인공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그때의 그 사건을 다시 읽으며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길고 긴 여정을 끝낸 그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제가 그토록 만나고 싶은 그 아이도

어디선가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요.

브런치를 통해 많은 세상을 만났습니다.

형언하기도 힘든 단어와 문장들의 나열을 보며 가슴을 치며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가 지음 받은 이유와 죽지 않고 살아있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모입니다.

목회하는 남편을 내조하며 돕는 배필로서 주어진 평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외롭게 고통받고 있는 자들을 도울 것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울부짖는 자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혹시나 자살을 생각하는 자나 누군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자가 있다면 그들에게 과감히 말할 것입니다.

"못된 생각과 못된 말은 습관입니다. 힘들다. 못하겠다. 어렵다. 포기하고 싶다. 내가 뭘 잘못했지? 다 필요 없다. 그냥 죽고 싶다. 죽이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의 부정적인 말의 힘을 설파하며 그 못된 습관을 없애버리세요!"라단호하게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

"잘 견뎌줘서 고마워요,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요."라 말하며 평생 그를 위하여 기도할 것입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하는 못된 말이 있다면 즉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니까요.


올해 결혼 10년 차입니다.

주님이 주신 소중한 비전을 가지고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남편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요, 우리 정말 사랑하거든요. 그런데 사랑하는 만큼 싸우나 봅니다.

별거 아닌 한 마디로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찐하게 화해를 하지요.

큰아들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속상해서 울기도 하고  서로에게 사랑해, 미안해라고 말하라며 화해를 종용하기도 합니다.

"치, 엄마아빠 어차피 내일 되면 다  화해할 건데 뭐!"

결국 아들의 한마디에 우리 부부는 웃고 맙니다.

어찌나 미안한지요.

다시는 아이들 앞에서 싸우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남편과 유치한 부부싸움을 하고 어린 아들 둘을 키우느라 내 앞길도 건사 못할 때가 대부분이지만요,

저는 십 수년 전의 이 일을 통해 주님이 내게 주신 비전을 소중히 간직하며 삽니다.

가끔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고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 단전부터 끓어오르는 괴성을 지르고 나면

내가 그런 비전을 받았었나? 순간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늘 나아집니다. 감사할 뿐이지요.

는 오늘도 마음 코어운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준비가 된 바로 그때

돕는 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면 죽을힘을 다 해 도우려고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세상이 바라보는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만 허용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무장하고 단장하여

최대한 힘을 내어 반드시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걸작품입니다.



최근에 교회 집사님께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얼마나 씩씩하신지 수술 후 찾아뵌 집사님의 얼굴에서 빛이 났습니다.

저는 혼자서 눈물을 글썽이다가 집사님의 얼굴을 보고 오히려 힘을 얻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이 얼마나 정교하게 지음 받아졌는지 아프기 전에는 절대 알지 못합니다.

좋은 성분은 우리 몸 적재적소에 흡수되어야 하고 나쁜 노폐물은 반드시 배출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쁜 생각과 나쁜 말에 지배받는 삶을 살다 보면 몸도 마음도 병이 납니다.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의 힘은 위대합니다.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괜찮을 거야, 지금껏 잘 해왔잖아 그러니 힘내자, 할 수 있어, 난 혼자가 아니야, 도움을 구해보자, 일어나자, 힘이 나네, 뛰어볼까? 일이 정말 잘 풀리네, 날아오르고 싶다, 진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좋은 말들과 함께 당신에게 행복과 평안이 찾아올 것입니다.

당신은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막다른 길에 서 있다면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방향을 틀어 원래 자리로 돌아오면 되는 겁니다.


"죽지 마세요. 힘든 거 알아요. 조금만 힘내세요. 조금만 견디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잊혀요. 안 잊힌다고요? 그럼 차라리 기억하고 간직해 봐요. 죽고 싶을 정도로 아팠던 기억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 반드시 와요. 피식, 웃음이 날 수도 있을걸요?

그리고 그 모든 힘듦을 견뎌주고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 곁에서

당신과 함께

견디고 또 견딜 것입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과거를

감사로 승화시키는

그 자리에 반드시 당신과 함께 할 겁니다.

"제가 진짜 그랬다고요?"

"네, 믿기지가 않지요? 그땐 그랬어요."

고통스럽기만 한 줄 알았던 과거가

현재의 삶의 강력한 원천이 되는 그 기쁨의 순간에

당신과 함께하는  

나 이영주사모가 되길 바랍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요?

말처럼 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고요?

제가 알아요.

제가 그랬거든요.

불과 4년 전  이야기네요.

주님이 주신 귀한 비전도 잊은 채 그냥 사라지고 싶었어요.

생때같은 자식 둘을 두고요.

그런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이 땅에서 누리는 천국이네요.

그러니 우리 힘내봐요.

죽지 말고 꼭 살아줘요.

조금만 견디면

분명히 나아져요.

우리 함께 꼭 웃을 날이

반드시 와요.

우리의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힘듦을

각자가 어떻게 이겨내었는지

그간의 서로의 열심을 자랑하며

우리 함께 수다의 장을 열어봐요.

내가 만든 맛있는 빵과 커피를 대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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