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동산을,
저 마을과 길을,
빗방울과 바람도
끝을 향해 한참 달리곤 하는
저 커다란 운동장을,
난 계속 그려야만 해
고작 수돗가에서
여기까지 헐떡이며
찰방찰방 물 한 통 길어온 내게
연둣빛 물감을 비틀며 넌 말했던가
허둥이던 내가 너를 온전히 들었을까
그래
오래오래 그려줄래?
꽃씨 폴폴 날리는 이 봄
햇살 머금은 물통 하나 놓고
우리 붓질하던 맑은 수채화
난 그런 널 그려야 해
그게 내 숙제야
저 바람을 그릴 수 있나
네 마음은 그릴 수 없을까
나의 도화지엔 온통 너
그건 숙제이고 나의 바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