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꽃이 넘실대는 언덕 위
들뜬 목소리들이 바람에 실려온다
- 이 꽃, 정말 예쁘다
- 쟤가 예뻐, 내가 예뻐?
- 말이라고, 그야 당연히 그대지
이런 문답이 오글거린다면,
회상으로 흐뭇하지도 않다면 아마,
당신의 봄은 이미 한풀 꺾인 것이다
대답을 뻔히 알면서 묻는 일,
의도를 품은 물음이어도
다정하게 들릴 때가 있다
그건 사랑을 시작하는 때,
모든 말이 윤슬처럼 반짝인다
저들은 지금, 사랑하고 있다
꽃잎이 터지는 그 동산 위에서
사랑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