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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으로 시작하는 말

말놀이의 중요성

by 북장

ㅇ으로 시작하는 말을 얼마나 많이 말할 수 있을까?

1분 동안 몇 개를 말할 수 있는지 한번 세어보길 바란다.

한글을 이미 유창하게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려운 과제는 아닐 것이다.


아파트, 의자, 우산, 우유, 요구르트, 이마, 얼굴, 옷, 에어컨, 엉덩이, 연필, 이불, 아기, 엄마, 아빠, 어머니, 아버지, 오케스트라, 이사, 이빨, 아이스크림, 이모.



아이들이 5분 동안 고심 끝에 떠올린 낱말들이다.

어떤 아이는 착착 낱말을 말하고, 어떤 아이는 자신의 경험 이야기를 쏟아냈다.

어떤 아이는 ㅇ으로 시작하는 낱말을 찾겠다며 집안을 돌아다녔다.

낱말 찾아 삼만리였던 엉뚱한 아이가 내 딸이라니.






한글을 글자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말놀이이다.


말놀이 [명사]
말을 주고받으며 즐기는 놀이. 새말 짓기, 끝말잇기, 소리 내기 힘든 말 외우기 따위가 있다.
출처 :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쉽게 말하면 '말로 하는 놀이'라는 뜻이다.

끝말잇기, 수수께끼, 스무고개, 말잇기 등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말놀이를 해본 경험이 떠오를 것이다.


이 말놀이가 한글 학습을 하는 데 있어 왜 중요한 걸까?

우리 선조들은 알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

말놀이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글의 이치를 깨닫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놀이의 기본 원리는 소리를 분해하고 합성하는 데 있다.

끝말잇기를 예로 들면, '기차' 다음에 올 수 있는 낱말을 찾기 위해 '기차'를 '기'와 '차'로 분해한다.

'차'와 '도'를 합성하여 '차도'라는 낱말을 만들고 '기차' 다음으로 보내는 것이다.

한글의 원리와 동일한 원리로 말놀이를 하다 보면 어떻게 될까?


그림책에서 주로 활용되는 말놀이는 자음과 모음으로 시작되는 말 찾기이다.

ㄱㄴㄷ, ㅏㅑㅓㅕ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책이 30권이 넘으니 꽤 흥미로운 소재인가 보다.

아니, 흥미로운 것이 맞다.

아이들은 ㄱ으로 시작되는 말들을 소리와 그림으로 상상하며 즐거워하고, 부모와 교사는 학습적 효과를 기대하는 일석이조의 소재이니 말이다.



이제 곧 1학년들은 적응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한글 학습에 들어갈 시기이다.

내 아이가 한글을 쉽고 재밌게 익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지혜롭게 실천하셨던 우리 선조들처럼 아이와 함께 말놀이를 많이 해보자.

이동시간이 긴 차 안에서 또는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 때우기도 아주 좋고, 내 아이의 한글 원리 이해도 무의식적으로 도울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 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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