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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미 Apr 18. 2022

사람을 좋아하는데 만나긴 싫고 그렇다고 혼자는 더 싫다


나이를 먹을수록 모든 만남이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지인들을 만나는 것을 점점 꺼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같이 한 세월의 깊이를 떠나 편안한 사람이랑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게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좋아하는데 만나기는 싫고 그렇다고 혼자이기는 더 싫은 상황이 온다.






각자 보내는 시간과 경험이 달라지면서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을 만나서 하는 이야기들이 전혀 나에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



결혼준비 일화
아이가 생긴 친구들 육아, 시댁 이야기
부부싸움의 원인
직종이 다른 업무 이야기
내가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


조언을 할 수도 없는 경험들로 나에게 고민 상담을 요청하게 되면 아무것도 못하고 들어주기만 해야 되는 상황이 천천히 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한다.



자연스럽게 점점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보다 같은 직종 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과의 대화가 점점 더 편안해지고 만남이 기대된다.

어린 시절 친구가 최고지


라는 흔한 문장이 더 이상 와닿지 않는다.


 같은 것을 배우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최고지


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변해 간다.


대화의 시작이란,

대화를 할 때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그러나 같은 공통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같은 경험이 없어도 공감할 수는 있지만 한쪽 방향만 계속해서 공감을 강요받게 된다면 지루한 연설, 귀에 들어오지 않는 설교처럼 말을 하는 사람도 들어주는 사람도 상처가 되는 상황이 온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귀에 들어오지 않지만 귀를 열기 위해 '그래서 이게 어느 시점에서 속상하고 서운하다는 거야?' 눈을 마주 보고 친구를 향해 몸의 방향을 맞추어 적절한 시기에

"그렇지."
 "진짜?" 등


고개를 흔들며 맞장구를 한다. 따라서 같은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공감을 강요받는 순간


고의든 자의든 감정 소비가 생긴다.
칼로리 소비는 살이라도 빠지지 감정 소비는 살도 안 빠진다.
억울하다



문제는 간혹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들의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차곡차곡 쌓여가던 스트레스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시기에 공감대가 적은 지인들을 나면 여유가 없는  틈을 비집고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주제로 고민, 투정, 불만들이 훅하고 들어온다. 이러한 부정적인 것들은 얌전히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크게 흔들며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평정심을 무너트리고 나의 감정상태를 친구의 감정상태와 동일시키며 감정소비가 극심해 진다.


따라서 좋아하는 지인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지인은 내가 마음의 여유가  때만 연락하게 된다.




점점 공통의 관심사가 없는 학창 시절 친구들 또는 주변 지인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지 않다.

만나면 한쪽만 공감을 강요받는 감정 소비가 의도치 않게 생기니, 만났을 때 기분이 좋고 힐링이 되는 시간보다는

만나고 오면 녹초가 되는 시간들이  많다.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지만 종종 문화생활을 같이 하고 감상한 것을 기반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며 맛있고 편안한 식사   정도는 누군가와 같이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때는 학창 시절 친구들  찾는 것보다 취미가 맞는 사람들  찾는  쉽기 때문에 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 있는  좋고 가끔은 혼자보다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


내가 이기적이고 이상해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심이 많아서


만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다.



같이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공통 관심사가 달라 감정소비가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가배려심이많아서

#오늘은너를못만나

#공감해주고맞장구해줘야하는데

#지금은마음의여유가없어서힘들어

#다음에꼭보자

#그때는내가술한잔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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