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지 Nov 21. 2023

강 따라 흘러가는 물고기

2023.11.21. 수

물살이 흘러갈 때, 역류해야만 하는 연어보다는 강물 따라 지나가는 물고기가 낫다. 하지만, 연어보다 더 최악은 연어도 아니면서 튀어 오르는 연어를 보고 자신들도 물살을 역행해서 튀어 오르려는 물고기이다.


그들은 따라쟁이 물고기. 튀어 오른 그 끝에 매서운 곰이 입을 벌리고 Welcome! 을 외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연어를 따라 위로 올라간다. 그런 따라쟁이 물고기들은 나와 같은 그냥 흘러가는 물고기(그냥 잉어라고 해보자)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잉어, 너는 맨날 강물 따라만 가냐. 지겹지도 않냐?" 그들이 보기에 '정도(正道)를 지키는 일, 조금씩 천천히 계속 끝까지 나아가는 잉어의 모습'은 오히려 그들에게 역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처한 환경, 상황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고로, 물살을 갈라 번식을 위해서 죽음이 있더라도 올라가야만 하는 연어가 되든지, 혹은 더 좋은 모습인 본래 목적대로 그냥 계속 가던 길 쭉 가는 잉어가 되고 싶다. 다만, 목적도, 상황도 모르는 따라쟁이 물고기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자전거 여행(단편소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