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혼잣말>은 뇌를 변화시킨다!
우선 제3장을 시작하기 전에, <5분 혼잣말>의 원리가 궁금한 사람들만 이 챕터를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다소 지루하고 복잡한 내용이 이어진다. 따라서 시행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은 곧바로 제4장으로 넘어갈 것을 추천한다.
이 챕터에서는 <5분 혼잣말>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이 방식이 뇌 과학적인 측면에서 최신 연구 결과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행동변화에 관한 효과적인 방식이자, 수천 년 간 인류가 쌓아온 지혜의 산물이라는 점을 철학적 관점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앞서 <5분 혼잣말>을 간략하게 설명한 바 있다. <5분 혼잣말>이란, 하루에 단 5분만 투자해서 자신의 개선할 행동에 대해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는 걸 말한다. 그 결과, 연인과의 관계가 개선된다. 이 메커니즘을 보기 쉽게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 중에서 ①번 부분(5분 혼잣말 → 나의 변화)을 먼저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이는 우리의 행동변화에 관한 뇌 과학 연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우리 뇌다. 즉, 나의 모든 행동은 나의 뇌의 명령에 따른 행동이다. 1.4킬로그램의 이 작고 복잡한 기관이 바로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다. 그렇다면 나의 행동이 변화한다는 것은 곧 나의 뇌가 변화한다는 말이다. 핵심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다.
뇌는 과연 끊임없이 발달할까? 정답은 ‘아니오’다. 인간의 뇌는 보통 25세에 발달을 멈춘다.[i]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동일한 수의 뇌 세포를 가지고 있다.[ii] 그러나 뇌의 신경세포 간 연결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갓 태어난 아기의 신경세포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생후 2년 동안 외부 세계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신경세포 사이에 연결이 급격히 증가한다.[iii] 이때 신경세포 간의 틈새를 ‘시냅스’라고 한다. 이렇게 두 살이 된 아기는 성인이 가진 시냅스의 양의 두 배를 가지고 있다.
이때부터 아기의 뇌에서는 시냅스의 ‘가지치기’가 진행된다. 반복적으로 활성화되는 연결은 강화되고, 자주 쓰지 않는 연결은 사라진다. 이 시냅스는 지속적인 가지치기를 통해 20대까지 감소하다가 25세를 넘어가면 비로소 안정기에 접어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언어능력이나 성격 등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이유다. 예컨대 뇌가 극심한 가지치기를 겪는 유아기에 충분한 언어 정보를 받지 못하면 언어능력의 정상적 발달이 어려워진다.[iv] 또한 청소년기에는 타인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하지만 성인이 되면 무심해지는 현상이나 성인 시기보다 청소년기에 더욱 위험성을 추구하거나 감정 통제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 역시 뇌가 청소년기까지 발달하다가 25세 즈음에 발달을 멈춘다는 방증이다.[v]
그렇다면 우리는 25세가 넘어가면 더 이상 변화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뇌의 발달이 완료되어 나만의 성격, 정체성, 지능 등이 형성되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여전히 학습을 통해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의 배선을 깔 수 있다. 말하자면, 뇌도 아이 상태에서 어른으로의 발달과정을 겪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운동을 통해 근육을 끊임없이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로 뇌의 ‘신경 가소성’이라 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학습함으로써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악기를 새로 배우거나 테니스를 새로 배워 수준급의 실력으로 만들 수 있다. 또는 늦은 나이에 공무원 시험이나 전문직 시험에 뛰어들어 합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유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복잡한 런던 거리를 운전하는 택시 기사들의 뇌를 관찰한 연구 결과에서, 공간 기억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해마가 다른 사람들보다 커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 뇌가 성인이 되어서도 물리적 변형을 지속적으로 거친다는 걸 의미한다.
오늘날 신경 가소성은 뇌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음챙김(Mindfulness) 이슈가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우리 뇌를 변화하게 하는 이 신경 가소성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이처럼 신경 가소성을 통한 마음챙김이 유행한다는 건, 그만큼 현대인들이 자신을 변화시켜 본인의 운명을 바꿔보고 싶은 열망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5분 혼잣말> 또한 뇌의 신경 가소성을 활용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로 하루에 단 5분, 관계 개선을 위해 혼잣말을 반복하다 보면 뇌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배선이 깔린다. 이것은 나 자신의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 즉, <5분 혼잣말>은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며 만들어온 여러분의 뇌의 일부를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로 나의 뇌가 바뀌었을 뿐인데, 이것이 우리 커플의 관계를 바꾸어 놓고, 나아가 나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5분 혼잣말>의 반복성에 있다. 우리의 모든 경험은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준다. 이때 그 경험의 빈도가 우리 뇌를 변화시킨다. 여러분이 남편 또는 아내에게 한 번 화를 낸다면, 관련된 신경세포 간 연결이 생겨난다. 반복적으로 화를 낼 경우 그 연결고리는 점차 강화되어 여러분의 뇌는 ‘화를 내는 뇌’로 변한다. 그러나 남편 또는 아내에게 화가 나는 순간에 화를 한 번 참으면 어떻게 될까? 이번엔 뇌 속에 화를 내지 않는 연결고리가 생긴다. 그리고 그 행동이 반복될수록 우리 뇌는 ‘화를 내지 않는 뇌’로 변한다. <5분 혼잣말>의 핵심은 ‘매일’ 혼잣말을 반복하는 것에 있기에 우리 뇌를 평화로운 연인 관계에 최적화 되게 만든다.
<5분 혼잣말>은 거창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습관을 형성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습관을 형성한다는 생각에 대해선 어떠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5분 혼잣말>도 습관을 형성한다는 차원에서 가볍게 바라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습관은 어떤 특정 행동을 자동화하는 과정이다. 어떤 행동을 처음 할 때에는 뇌의 전전두피질의 회로들이 자극을 받는다.[vi] 전전두피질은 인지 기능과 관련된 곳이다. 즉 어떤 행동은 처음에 우리의 의식적인 인지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 행동을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신경세포 간 연결이 강화된다. 습관이 완전히 형성이 되면, 뇌는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는 수준에서 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신경과학자들은 ‘장기적 강화’라고 부른다.[vii] 큰 의식적인 노력 없이 그 행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되므로, 이제는 전전두피질이 아닌 뇌 아래쪽에 위치한 기저핵에서 이를 담당한다.[viii]
이처럼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뇌의 물리적 구조가 변하기도 한다. 오랜 기간 악기 다루는 것을 습관화해온 사람들은 악기를 다루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소뇌가 다른 사람들보다 커진다. 또한 수학자들은 하두정 소엽 내의 회백질이 큰데 이 부위는 계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ix] 요컨대, 습관 형성도 결국은 뇌의 변화를 의미한다.
<5분 혼잣말>도 습관 형성과 완벽히 똑같은 과정으로 진행된다. <5분 혼잣말>은 두 가지 방향에서 습관 형성이 이루어진다. 먼저 혼잣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그 과정 자체가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훈련된 명상 수행자들은 몇 초 내에 특정한 명상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자리잡는데,[x] <5분 혼잣말>을 장기간 훈련하면 딱 이 상태가 된다. 처음엔 <5분 혼잣말>을 하는 것 자체가 귀찮고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연인과 싸울 때 올바른 태도가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5분 혼잣말>을 하다 보면 연인에 대한 행동이 하나 둘 차근차근 바뀐다. 처음에는 혼잣말로 반복했던 그 행동을 하는 게 너무나도 어렵고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지만, 한 번 성공하고 두 번째 또 성공하다 보면 어느덧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예컨대 연인의 화에 똑같이 화로 받아치는 걸 한 두 번 안 하다 보면, 이제는 연인의 화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게 습관화된다. 뇌의 신경세포 간 배선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 셈이다. 이 경지에 도달하면 예전의 ‘난폭한 나’로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5분 혼잣말>이 우리의 습관 형성에 효과적인 도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 형성에 효과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제시한다. 먼저, 습관을 형성할 때에는 ‘언제’, ‘어디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확해야 쉽게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xi]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야지’라는 생각만으로는 책을 읽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고, ‘잠들기 전, 책상 앞에 앉아 책을 10분 동안 읽어야지’라고 목표를 설정해야 습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5분 혼잣말> 역시 이 원칙을 확실하게 따른다. <5분 혼잣말>은 ‘잠에 들기 전(언제)’ ‘침실에서(어디에서)’ ‘5분 동안 혼잣말(어떻게)’을 할 것을 제시한다(구체적 방식은 3장을 참고).
<5분 혼잣말>이 습관 형성에 제격인 두 번째 이유는, 습관 형성을 위해선 그 행동을 자주 반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습관을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이뤄지는 데 필요한 만큼 충분히 많은 횟수로 그 행동을 취했는지가 중요하다.[xii] 이 점에서 <5분 혼잣말>은 나의 경우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커플에게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혼잣말로 되뇌었던 그 행동을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매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많은 연습 기회를 갖기 때문에 습관 형성에 효과적이다.
세 번째 이유는 <5분 혼잣말>은 쉽게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선 아주 쉬운 행동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xiii] 습관 형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한 두 번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려는 습관을 완전히 체득하는 것이므로 ‘전화 세 통’, ‘5분 운동’과 같은 쉬운 수준의 행동으로 시작해야 한다. <5분 혼잣말>은 하루 24시간, 즉 1440분 중에 단 5분만을 관계 개선을 위해 투자하라고 말한다. 이는 하루의 0.3%에 불과한 시간이다.
네 번째 이유는 <5분 혼잣말>이 ‘관리 가능한 수준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습관 형성이 아주 쉬운 행동으로 시작했다면,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적당한 수준의 어려운 일’이 주어져야 한다.[xiv] 그렇지 않다면 금방 지루해져 습관 형성을 포기하고 말 것이다. 심리학자인 에드윈 로크(Edwin Locke)는 오늘날 동기부여 이론에서 널리 인정받는 ‘목표설정이론’에서 목표란 아주 어렵지도, 아주 쉽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5분 혼잣말>은 5분이라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싸움의 과정에서 이를 직접 행동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5분 혼잣말>의 수행자들은 행동 변화 과정에서 충분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어려운 문턱을 넘어 실제로 행동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본다면, 다른 행동 또한 변화시키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여러분은 5분 동안의 아주 작은 습관 형성을 통해, 달성하기 어려워 보였던 ‘관계 개선’이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명상은 오늘날 두 가지 이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첫 번째는 성공에 대한 욕망 때문이다. 최근 들어 책은 물론이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위주로 성공 그 자체에 대한 콘텐츠가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서 명상은 성공을 위한 훌륭한 도구라는 점이 강조된다. 대표적으로 오늘날 성공에 대한 교과서가 된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이 그렇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아침 명상을 했다고 적어, 많은 사람들을 아침 명상의 길로 인도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명상은 통찰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며, 쓸데없는 행동을 최소화하여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명상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의 삶이 고달파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5%나 증가했다.[xv] 이처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명상을 통한 ‘마음챙김’에 대한 갈망도 커지는 것이다. 명상이 인기를 끄는 두 가지 이유가 정 반대의 의미인 ‘성공’과 ‘우울’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후자다. 마음챙김을 위한 명상은 지속적인 자아성찰을 통해 자기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여 평화로운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5분 혼잣말>과 유사하다. 물론 명상은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너무나 많은 종류의 수행법이 생겨난 탓에 어느 것 하나로 특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명상 수행법 중에는 <5분 혼잣말>과 완전히 다른 수행법이 있기도 하고, 유사한 수행법이 있기도 하다. 그중 자애명상은 <5분 혼잣말>과 여러 유사점을 공유한다.
자애명상이란 자애 문구를 반복함으로써 우리 마음의 사랑과 연민의 감정을 배양하는 훈련법이다. 혹자는 사랑에 대한 문구만 반복하는 것을 자애명상으로, 연민에 관한 문구도 포함시키는 것을 자비명상으로 엄격히 구분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선 편의상 둘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로 한다.[xvi] 자애명상은 나로부터 시작해서 사랑과 연민의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내 삶이 평안하기를”이라는 문구만 반복하다가, 다음에는 이를 사랑하는 대상으로 확대해 나간다. 그다음에는 이 세상 모든 존재에까지 그 대상을 확대한다.
이 자애명상 훈련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5분 혼잣말>과 유사하다. 먼저 두 방식 모두 어떤 문장을 반복해서 말한다(반면 일반적인 명상은 가만히 생각의 흐름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또한 사랑과 연민의 대상에 내 연인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애명상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5분 혼잣말>의 효과 또한 살펴보는 셈이다.
자애명상은 우리 뇌의 측두엽 내측에 위치한 ‘편도체’라고 하는 부위를 두껍게 만든다.[xvii] 편도체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공감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따라서 자애명상은 우리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때 주목할 점은, 자애명상의 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명상 방법에 비해 강력하다는 점이다. 다른 명상법은 그 효과가 점진적으로 서서히 나타나는 반면, 자애명상은 아주 짧은 기간의 훈련만으로도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이를테면 2주 동안 7시간만 자애명상을 훈련해도 공감과 관련된 신경세포 간 연결을 강화한다.[xviii] 이 효과가 너무도 강력해서 명상을 멈추었을 때에도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불과 3개월만 자애명상을 집중 훈련한 사람들을 7년이 지난 다음에 추적했는데도, 비교집단보다 더욱 향상된 공감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xix]
또한 자애명상은 뇌섬엽을 특히 자극하는데, 이는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근육으로 흘러 들어가는 혈류의 양을 증가시켜 몸이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xx] 즉, 자애명상을 훈련한 사람들은 사랑을 위해 즉각적인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5분 혼잣말>이 뇌에 미치는 영향 역시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첫째, <5분 혼잣말>은 편도체에 영향을 미쳐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향상시킨다. 이 효과는 금세 나타나며, 오래 지속된다. 둘째, <5분 혼잣말>은 뇌섬엽을 자극해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실제적인 액션을 취하도록 만든다.
내가 <5분 혼잣말>의 이점을 입이 닳도록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점이다. 나의 공감 능력이 향상된 덕에 연인의 반응에 더 민감해진다. 그래서 기존에는 내 행동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못 느끼다가 이제는 내 행동 하나하나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또한 그 행동을 줄이기 위한 액션을 취할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 즉, 5분 간의 혼잣말은 상대방을 위한 나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5분 혼잣말>은 자애명상의 주된 특징 두 가지(1. 문구를 계속 반복하여 읊는다는 점 2. 대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포함된다는 점)를 모두 공유하고 있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자애명상보다 좀 더 구체적이다. ①이를테면 자애명상은 이 세상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는 반면 <5분 혼잣말>은 지금 나의 연인만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더 동기부여 측면이 강하다. ②또한 자애명상은 시간에 대한 한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반면, <5분 혼잣말>은 하루에 단 5분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규칙적인 습관 설정이 가능하다. ③무엇보다 <5분 혼잣말>은 자애명상엔 없는 ‘싸움의 원인 분석 단계’를 거친다. 이후 그 결과를 관계에 적용하고, 다시 원인 분석을 한다. 이렇게 피드백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5분 혼잣말>은 일종의 학습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아래에서 살펴본다.
지금까지 <5분 혼잣말>로 뇌가 변화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①먼저 뇌의 변화에 관한 일반적인 특성, 즉 신경 가소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②두 번째로는 <5분 혼잣말>이 습관 형성의 일종이므로 습관 형성이 뇌에 미치는 과정을 확인했다. ③마지막으로는 <5분 혼잣말>과 공통적인 특징을 공유하는 자애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이 내용들을 통해 <5분 혼잣말>이 연인과의 관계 개선에 최적화된 뇌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5분 혼잣말>의 철학적 근거를 살펴보자.
[참조문헌]
[i]데이비드 이글먼, 《더 브레인》, 해나무, p.23
[ii]데이비드 이글먼, 《더 브레인》, 해나무, p.15
[iii]데이비드 이글먼, 《더 브레인》, 해나무, p.15
[iv]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나를 발견하는 뇌과학》, 문학수첩, p.136
[v]데이비드 이글먼, 《더 브레인》, 해나무, p.24-25
[vi]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243
[vii]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188
[viii]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243
[ix]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189
[x]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343
[xi]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102
[xii]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192
[xiii]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212
[xiv]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비즈니스북스, p.290
[xv]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5년(2017~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 2022.6.24
[xvi]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168
[xvii]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176
[xviii]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364
[xix]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177
[xx]다니엘 골먼, 리처드 데이비드슨, 《명상하는 뇌》, 김영사,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