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솝 Oct 30. 2022

STEP 03. 혼잣말 제목을 노트에 따로 정리한다

에버노트를 적극 활용할 것

Step3. 혼잣말 제목을 노트에 따로 정리한다


이렇게 혼잣말 제목이 정해졌으면 자신만의 노트나 일기장에 적어 놓아라. 그렇게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혼잣말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 혼잣말 제목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데, 초기 며칠 동안에는 자꾸 잊어버린다. 그래서 적어 놓아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나중에 혼잣말 제목들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잣말 제목이 최신화될 때마다 그때그때 정리해 놓는다면, 나중에 다시 그걸 펼쳐 보면서 깨닫게 된다. 예전엔 우리 관계를 괴롭혔던 문제가 더 이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면서 우리 커플이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해진다. 이는 또 <5분 혼잣말>을 지속시키는 동력이 된다.


자신만의 노트나 일기장이 없다고? 그러면 에버노트(Evernote)를 적극 추천한다. 나 또한 실물 노트 대신 에버노트에 적고 있다. 에버노트는 전 세계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 애플리케이션이다. 심지어 무료다! <타이탄의 도구들>로 유명한 팀 페리스(Tim Ferriss)도 에버노트 애용자이고, 얼마 전 별세하신 이어령 교수님도 에버노트로 평소에 작업을 하셨다고 한다. 나는 에버노트에 <관계 개선책>이라는 노트북을 만들어서 거기에 계속해서 혼잣말 제목을 최신화해오고 있다.


에버노트 어플(좌)  /  내 에버노트 中 '관계개선책' 노트북(우)


자, 1단계 원인 분석부터 3단계 혼잣말 제목 정리까지 쭉 살펴보았다. 편의상 여러분에게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 편의상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나누었지만 사실 1단계부터 3단계는 연속적으로 행하는 행위이다. 4단계 <혼잣말 반복하기>는 그 이전 단계들과 시간 간격을 두고 해도 되지만, 1단계부터 3단계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제 과연 나는 어떻게 혼잣말 제목을 정리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래에서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쭉 이어지는 과정을 총 열 가지의 예시를 들어 보여주겠다. 이 예시들은 실제로 우리 커플에게 자주 발생했던 싸움의 원인이 되었던 것들이며, 내 혼잣말 제목이 되었던 것들이다.




예시①. 상대방의 사랑 표현이 줄어들어 섭섭할 때


[상황]

나는 여자친구의 사랑 표현이 급격히 줄어들어 마음속에 불안함이 엄습한 적이 많았다. 예컨대,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다가 어느 순간 안 해준다든지, 말투가 부드럽다가 딱딱하게 변했다든지 등, 평소와 달리 상대방의 행동에 미세한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들 말이다.


[원인 분석]

‘예전에는 나에게 사랑 표현을 잘해줬는데 왜 요즘은 안 해주지? 요즘 마음속에 무슨 고민이 있나? 아니면 나에 대한 사랑이 줄어든 건가? 이 섭섭함이 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해보자. 원인이 뭘까?

음, 생각해보니 내가 여자친구의 반응을 자꾸 통제하려 하는구나. 나는 지금 여자친구에게 사랑 표현을 강제하려고 하는 거다. 그렇게 강제해서 듣는 사랑 표현이 기분이 좋을까? 절대 그럴 것 같지 않다. 좋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여자친구의 태도를 계속 통제하려고 하지 말자. 다만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섭섭하다고 솔직하게 말은 해보자. 대신 말한 후에는 절대 사랑 표현이 갈구하지 말자. 나는 여자친구가 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자친구가 좋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니까! 오케이, 이걸 혼잣말 제목으로 정해야겠다’


[혼잣말 제목]

“오로지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사랑이 아닌 내 사랑이다. 내가 그 사람과 연애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날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예시②. 상대방이 먼저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때


[상황]

여자친구와 일상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의도치 않게 여자친구를 짜증 나게 하거나 화를 유발할 때가 있다. 내 입장에선 도저히 왜 그 상황에서 짜증이 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러면 나는 “왜 그런 일로 화를 내?”라고 반응하면서 싸움이 시작된다. 참고로 이 상황에서는 다섯 가지의 혼잣말 제목이 도출되었다.


[원인 분석①] 

‘내가 의도치 않아도 여자친구가 갑자기 버럭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걸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지? 여자친구의 행동을 통제할 수도 없지 않나. 그런데 더 자세히 분석을 해 보니, 여자친구가 어떻게 내게 반응을 하든 거기에 대응을 하는 나에게 잘못이 있구나. 짜증에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넘길 수 있는데도 내가 똑같이 짜증으로 반응했던 게 싸움의 원인이다.’


[혼잣말 제목①] 

“여자친구가 짜증이나 화를 내도 절대 반응하지 말자. 여자친구의 감정은 여자친구의 것이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원인 분석②]

‘싸움 도중에 내가 자꾸 사과를 안 해서 여자친구가 왜 사과 안 하냐며 더욱 화를 낸다. 나는 여자친구에게 100%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자친구는 애초에 화를 유발한 나에게 100%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내가 여자친구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여자친구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우리가 서로 이렇게 잘못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면 평행선을 달리게 될 뿐이다. 그럼 결국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뿐이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사과를 해야겠다. 나는 잘못이 전혀 없다고 생각함에도, 내가 여자친구의 분노를 유발하는 행동을 했다면 어찌 됐든 그 분노에 원인 제공을 한 것이니까. 그러고 나서 나중에 여자친구의 기분이 풀렸을 때, 그때 난 그런 여자친구의 행동 때문에 섭섭했다고 토로하자. 그게 더욱 현명한 방법이다.’


[혼잣말 제목②]

“내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어찌 됐든 여자친구의 분노에 원인 제공을 했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먼저 미안하다고 하자. 이게 나한테는 본성에 거스르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먼저 사과하자.”


[원인 분석③]

‘싸움 도중에 나는 자꾸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여자친구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라는구나. 여자친구는 오히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싸움이 계속 길어진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건 결국 여자친구를 굴복시킴으로써 싸움에서 이기려는 마음의 발현이구나. 이건 내 폭력성이 드러난 것이다. 내 마음의 폭력성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혼잣말 제목③]

“싸움 당시에는 여자친구의 잘못을 절대 지적하지 말자. 싸울 때 여자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폭력적인 것이다.”


[원인 분석④]

‘가만 보니 싸우는 양상이 매번 똑같다. 나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음에도, 내 행동에 여자친구가 버럭 화를 내면 나는 또 거기에 화로 반응하는 식이다. 나는 여자친구의 화를 통제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자친구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자친구의 화를 유발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한 번은 할 수 있지만, 여자친구가 이미 화를 낸 행동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말자.’


[혼잣말 제목④] 

“여자친구의 화를 유발했던 행동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말자. 여자친구가 화를 내면 그건 내가 여자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원인 분석⑤]

‘여자친구가 한번 짜증을 내면 그걸 내가 마음속에 담아두는구나. 그래서 그 당시에는 싸우지 않더라도 여자친구가 짜증 낸 상황을 계속 곱씹어 보느라 나의 표정과 행동에서 티가 난다. 이게 우리 관계를 자꾸 껄끄럽게 만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건 굉장히 없어 보이는 행동이다.’


[혼잣말 제목⑤]

“그 자리에서 즉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면 생각지도 말자. 없어 보인다.”


예시③. 상대방의 말투가 신경 쓰일 때


[상황]

나는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연인 사이에서는 단답으로 대화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카톡으로 어느 순간부터 자꾸 단답형 대답을 해서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나는 연인 사이에 “응”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건 괜찮지만 “ㅇㅇ”라고 보내는 건 성의 없다고 느낀다.


[원인 분석]

‘여자친구가 내게 자꾸 단답형 말투를 쓰네. 신경이 쓰인다. 이걸 말을 해, 말아? 아니다. 그냥 말을 하지 말자. 이것도 결국은 여자친구를 통제하려는 마음의 발현이다. 억지로 여자친구의 말투를 바꿔 봤자, 그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니다. 난 연인 간의 솔직한 모습을 원하지, 꾸며낸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혼잣말 제목]

“여자친구의 말투를 고치려는 것은 여자친구를 통제하려는 생각의 발현임을 기억하자.”


예시④. 내 말투가 문제가 되어 싸울 때


[상황]

이번엔 나의 말투가 문제 되는 경우다. 나는 원래 말투가 상냥한 편이다. 그런데 가끔 귀찮을 때 말이 툭툭 나올 때가 있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그 말투가 여자친구의 심기를 건드리곤 한다. 이때 여자친구가 그런 내 태도에 서운함을 느끼고 내 행동을 지적하면서 싸움이 일어난다.


[원인 분석]

‘아니 본인은 나한테 툭툭 짜증 낼 때가 있는데, 나는 가끔 그런 말투 쓰면 안 되는 건가? 아니지, 이렇게 생각하면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가 항상 상냥한 말투만 유지한다면 모든 게 해결된다. 귀찮아하는 마음 자체를 없앨 순 없다. 다만 나는 말투를 고칠 순 있다. 가끔 귀찮을 때가 있더라도 항상 똑같이 상냥한 말투를 유지하자.’


[혼잣말 제목]

“말투는 항상 상냥하게 하자.”


예시⑤. 나의 덜렁거리는 행동이 싸움의 원인이 될 때


[상황]

나는 덤벙거리는 성격이다. 자꾸 손에 있는 물건을 떨어뜨리고, 들었던 정보를 자꾸 잊어버리고, 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반면 여자친구는 똑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이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고, 들었던 정보는 대부분 기억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여자친구의 타박을 들을 때가 많다. 이 날도 내가 실수로 물건을 몇 번이나 떨어뜨려서 여자친구가 내게 면박을 줬다. 나는 순간 자존심이 상해서 여자친구에게 화를 냈고, 결국 싸우게 됐다.


[원인 분석]

‘내가 덤벙거리는 것에 대해 여자친구가 면박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 자꾸 내가 주의를 주는데도 여자친구는 고쳐지지 않는다. 당연하다. 여자친구는 원래 솔직한 성격이니까. 그런데 나는 여자친구로부터 존경을 얻고 싶다. 모든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로부터 진심 어린 존경을 원한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그런 모습을 보고도 면박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내가 덤벙거리는 모습을 고치는 편이 훨씬 낫다. 전자는 여자친구에게 거짓 존경을 얻는 것이고, 후자는 진정한 존경을 얻어내는 것이니까.’


[혼잣말 제목]

“나는 여자친구로부터 진정한 존경을 얻고 싶다. 내 자잘한 실수들은 줄여 나가자.”


예시⑥. "왜 울어?"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느껴질 때


[상황]

여자친구와 격하게 다투고 나면, 여자친구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당시에 나는 여자친구에게 “왜 울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서 죄책감이 드는 걸 느꼈다.


[원인 분석]

‘여자친구에게 왜 우는지 물어보는데 왜 마음속에서 불편함이 느껴지지? 음… 생각해보니 내 마음속에서 죄책감이 드는 게 이유가 있었다. 여자친구가 속상해서 눈물을 흘리는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구나. 눈물은 진 사람에게서, 상처받은 사람에게서 나는 거니까. 내가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회피하고 싶은 거구나. ‘왜 울어?’라고 물어보는 건 결국 내가 내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마치 여자친구가 우는 게 잘못이라는 듯 그 책임을 떠넘기는 비겁한 행위구나.’


[혼잣말 제목]

“이제부터 ‘왜 울어?’라는 말을 쓰지 말자. 여자친구가 우는 건 나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므로, 여자친구가 울 땐 ‘미안해’라고 하자.”


예시⑦. 공감이 아닌 판단을 해서 싸우는 경우


[상황]

여자친구가 직장에서 상사와의 인간관계로 힘들어해서 내게 고민을 털어놨다. 여자친구의 말을 들으며 공감을 해줘야 했는데 듣다 보니 상사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그래서 “그때 너가 그렇게 행동해야 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해서 여자친구가 누구 편을 드는 거냐며 서운해했다. 그렇게 또 싸우고 말았다.


[원인 분석]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때로는 여자친구에게 공감을 해주지 못할 때가 있다. 자꾸 상사와 여자친구 중에 누구에게 잘잘못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서운한 일인가? 한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 나였어도 섭섭했을 것 같다. 내가 만약 직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자친구에게 털어놓았는데, 여자친구가 다른 사람 편을 든다면 외로움과 서러움이 느껴질 것 같다. 이럴 땐 이성적으로 잘잘못을 가리는 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공감을 해주자.’


[혼잣말 제목]

“무조건 공감해주자.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나라도 섭섭할 것 같다.”


예시⑧. 상대방이 말한 것을 자꾸 기억하지 못할 때


[상황]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MBTI가 INFJ라서 항상 머릿속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가끔 여자친구가 말한 것을 흘려 들을 때가 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라 판단되면 나도 모르게 필터링이 된다. 어느 날 여자친구가 말했다. “나 오늘 친구 OOO 만나러 갔다 올게.” 내가 말했다. “뭐야. 언제 만나기로 약속 잡았어?” 여자친구가 대꾸했다. “저번에 말했잖아! 내 말에 또 집중 안했지?” 나에게 쏘아붙이는 여자친구의 말에 나는 또 기분이 상했다. 이렇게 서로 서운함을 느끼다 결국 싸움으로 번졌다.


[원인 분석]

‘나는 원래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자친구 말을 흘려 듣게 된다. 그런데 그건 결국 내가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문제로 싸우지 않으려면, 여자친구가 날 이해하길 바라는 것보다 내가 그 행동을 고치는 게 낫다. 여자친구가 변하길 원하면 다음번에 여자친구가 또 나를 지적했을 때 내 마음에서 짜증이 일어나게 되니까. 따라서 내가 여자친구 말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혼잣말 제목]

“여자친구가 말하는 건 모두 다 기억하자. 그러기 위해선 모든 말에 경청해야 한다.”


예시⑨. 상대방이 나의 행동을 지적할 때


[상황]

내 행동이 내 의도와는 달리 여자친구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처럼, 여자친구의 언행이 나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엔 내가 동아리 회장을 맡던 중의 일이었다. 나는 한 회원에게 다른 회원들이 쓴 편지를 부쳐주어야 했다. 그런데 택배 부치는 일이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다. 이때 여자친구가 날 보고는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날 작정하고 비난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말로 무심결에 말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듣고 기분이 굉장히 나빠졌다. 그래서 우리 사이가 또 서먹해졌다.


[원인 분석]

‘내가 왜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던 걸까? 내가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바로 책임감이다. 리더는 책임을 가장 무겁게 떠안는 자리이며, 책임감 없는 리더야말로 자리 욕심만 내는 최악의 리더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임감에 대해 이렇게 느끼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내게 ‘책임감 없다’고 했을 때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 내가 만약 정말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럼 어느 누구도 나에게 책임감이 없다고 비난하지 않았을 거다. 따라서 여자친구가 내게 책임감이 없다고 말했던 건 어쩌면 내게 정말로 책임감 없는 면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거기에 대해 기분이 나빴던 것은 그런 나의 모습을 애써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의 발로다. 따라서 나를 비난했던 여자친구에게 뭐라고 할 게 아니라, 책임감이 없는 나의 행동을 돌아보야 한다’


[혼잣말 제목]

“여자친구가 나의 행동을 지적하면 거기에는 일말의 진실이 있다. 여자친구의 그런 충고는 비난이 아니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예시⑩. 상대방의 사랑이 당연하게 여겨질 때


[상황]

가끔 나의 사랑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즉, 내가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는 것이, 여자친구가 내게 잘해주는 것보다 더 많다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우리의 관계를 조금씩 망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런 상대적 우월감이 우리가 싸울 때 여자친구를 더 몰아붙이게 만든다. 또 이런 상대적 우월감이 우리 관계에 대한 몰입감을 방해한다.


[원인 분석]

‘생각해보면 여자친구는 나라면 할 수 없을 만한 과분한 사랑을 줬다. 여자친구는 원래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술을 안 좋아하는 나를 위해 술을 끊었다. 또 여자친구는 우리가 연애하는 도중에 내게 끊임없이 신뢰를 줬다. 불안해하는 나와는 달리 여자친구는 항상 우리 관계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여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여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매일 상기하자. 이걸 잊으면 나는 배은망덕한 사람이다.’


[혼잣말 제목]

“나에게 과분한 사랑을 준 여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자.”
 
이전 16화 STEP 02. 내 행동의 개선점을 찾아 정리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