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구루 Sep 15. 2022

사진을 찍는 마음

Part1. 프로 정착러가 되는 길 : 조금 긴 여행을 준비하는 방법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비자 발급을 위한 사진 촬영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아침을 먹고 온 가족이 단장을 했다. 비자 사진을 찍으면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한 가족사진도 찍기로 했다. 이번 촬영은 우리집 막내 강아지 마음이가 우리에게 온 뒤 처음으로 함께 찍는 사진이기도 했다. 개들과 함께 하는 촬영인 만큼 모두가 정면을 바라보는 찰나를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마음에 드는 컷을 얻을 수 있었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사진 속 식구들의 얼굴이 어색하고 뭉클하게 느껴졌다. 가족사진을 찍고 차례로 비자 발급을 위한 개인 촬영까지 모두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떠나기로 결심만 했을 뿐 비자도, 집도, 아이의 학교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지만 사진 촬영 만으로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학사 일정은 1월부터 시작될 것이기에 우리에겐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 유학을 준비할 때 평균적으로 6개월, 조금 더 여유 있게는 1년 전부터 준비하는 걸 감안하면 우리는 다소 늦게 준비를 시작한 편에 속했다. 그러나 마음이 조급하진 않았다.



입국을 위한 자격을 갖추는 것과 떠나기를 결정하기까지 마음을 정하는 것이 어려웠지 앞으로 준비해 갈 일련의 절차들은 순서대로 단계를 밟아가면 될 것이었다. 비자발급을 위해 학교 측에서 발행해준 I-20(학생이 입학허가를 받은 학교에서 비자 발급을 위해 학생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발행하는 서류)등 관련 서류가 모두 준비된 상태였기에 이후의 절차를 진행해 가는 것에 대한 걱정은 되지 않았다.



실제로 출국까지 물리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충분치 않아 모든 과정이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되어야 했지만 큰 차질 없이 이후의 단계들을 밟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이 있다면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확보하고 미리부터 여유 있게 준비하기를 권하고 싶다. 집과 차를 정리하고 현지 정착을 준비하는 것은 실제로 삶의 매우 큰 변화이기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 단계를 밟아 간다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 후 비자 인터뷰를 위해 온라인 접수를 하니 화면에 학생 비자를 발급받고자 하는 이들은 코로나로 인해 인터뷰 없이 서류 대체로 심사를 하겠다는 메시지가 떴다. 학생 비자를 발급받고자 하는 이들의 신분이 대체로 명확한 만큼 인터뷰 없이 서류만으로 심사해도 문제가 없겠다는 대사관 측의 결정인 것 같았다. 다행히 서류 접수 후 일주일 만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작년에는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 기회조차 잡을 수가 없었는데 위드 코로나로 태세가 전환된 만큼 올해는 비자 발급의 첫 단추부터 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비자가 발급되던 날, 부동산에 내놓았던 집을 보러 한 가족이 우리집을 방문했고, 그 날 저녁 바로 계약이 성사됐다. 집을 비워야 하는 날이 정해졌고, 이제 현지에서 우리가 살 집을 알아볼 차례였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일주일 사이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고 
비로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미국 입국을 두 달 앞두고 비자발급용 사진을 찍던 날 촬영한 가족사진>


이전 01화 프롤로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