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한 알
‘우리는 삶을 살면서 정말 부탁 없이 살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일을 하려면 면접을 봐야 하고, 면접관에게는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나의 미래를 맡기는 인사를 건넨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친구나 가족,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길 일이 생기게 되고, 그때도 자연스럽게 “잘 부탁드려요” 라는 감사의 말이 따라온다.
상견례 자리에서는 예비 배우자의 부모님께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건넨다.
그 순간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서 앞으로 한 가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소리를 전하는 일이다.
이렇게 우리는 무심코, 그리고 아주 자주 ‘부탁’을 하며 살아간다. 나의 일부를 맡기며, 우리는 상대방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한다. 그 부탁 속에는 단순한 요청만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겸손함이 있으며, 고마움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는 마음의 끈끈함이 있다.
일을 시작할 때,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 아이를 키울 때, 우리는 그렇게 부탁을 하며 세상 속에 조금씩 더 깊이 들어가고, 사람들과 녹아내리며, 함께 성장해 간다.
그래서 우린 부탁 없이는 살 수 없다. 아니, 부탁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우리 삶을 더 아름답고 찬란하게 만들어 줄 한 알의 비타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비타민을 건넨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