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림자의 노래 2] 3-3 샤먼 바위와 세르게

제3부 시베리아 횡단 열차, 자작나무 좀비 - 퇴직자의 세계 단체배낭여행

by 초이르바

원색은 신의 색,

지하의 신과 땅의 신과 하늘의 신이

말고삐를 묶던 열한 개의 세르게는

아직 섞이지 않은 원색 기도의 빛이다.

바이칼 자손 브랴트족은

노랑, 빨강, 파랑, 하양의 소망과 기도를 세르게에 돌돌 묶어 바람에 날린다.

바이칼 호수 언덕진 부르한 곶,

샤먼 바위에서 신이 보내는 바람이

세르게를 흔들 때

신들의 말은 원색 비단 속 신의 언어를 읊조린다.

하늘의 칸, 그 아들 흰머리 독수리 슈분카여,

깊은 물을 보라.

세르게 세워진 탁 트인 언덕에서

하늘을 보라.

땅의 기운과

바닷속 신비와

하늘의 신성함이

신의 언어로 동전과 쌀알이 되어 쌓인다.

후쥐르 마을 선착장 길,

동방정교회 여인의 두 손놀림과 빠른 발의 당김으로

종소리가 마을 언덕에 걸려 있다.

칠팔 미터 높이 삼각형 나무에

학교 종들이 일렬로 셋, 다른 종 삼각형 세 개가 엇갈린 채 매달려

의자도 신도도 거의 보이지 않는 교회 밖에서

천상의 음악으로 또 다른 신을 부른다.

세르게를 바라보며 물썰매로 샤먼 바위를 돌면

물속으로 빨려가는 듯 머리카락마저 하늘로 선다.

화가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세르게와 샤먼 바위를 풍선처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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