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결국 엄마한테 버림받게 될 거야

결핍이 있는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

by Bwriter




이번 여름방학에는 미자립 교회 캠프를 섬기게 되었다.

이 캠프는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할 여력이 안 되는

작은 교회 그리고 다양한 지역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함께한다.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다양한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그렇지만

아이들마다 각각의 특색이 모두 다르다.




이번 캠프에서 나는 첫날 6명, 둘째 날 1명 추가된 7명을 맡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4학년 남자아이가 있었다.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많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수시로 나에게 말을 걸었고, 나서는 것을 좋아했다.

조별 깃발이 있었는데, 그 깃발을 휘두르고 싶어 했다.


그러다 무심코 그 아이가 혼잣말하는 것을 들었다.

"너도 결국 엄마한테 버림받게 될 거야"

그 한마디로 인해 그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아이는 관심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학부시절에 정신간호 실습을 할 때

환자에 대한 고정관념 (stereotype) 형성에 대한 우려로

실습 둘째 주부터 EMR확인이 가능했다.


비슷한 이유로 아이들에 대한 신상정보, 어디서 왔는지는 '굳이' 묻지 않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아이의 한마디에서 묻어 나온 말투와 감정에서

쓸쓸함이 온전히 전해지는 듯했다.


무엇을 하든지 아이는 "내 옆자리, 내 앞자리"를 집착적으로 고집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과한 행동을 보였다.

이것이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일까.






오늘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그 아이가 울었다.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어제 깃발을 온전히 자신이 가지고 있다가

오늘 같은 나이의 친구가 깃발을 들고 싶어 해서 주었더니

자신은 우리 조의 깃발을 들지 못해 서러워하는 듯했다.

오전에는 친구가 가지고 있고 오후에는 주기로 했는데도

당장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불만족스러웠나 보다.


갑자기 울음을 보여 당황한 나는

'왜 그래~?' 하면서 아이의 말을 들어주려고 하였지만,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면서 제대로 말도 못 하고 감정을 추스르는 아이를 보고

어딘지 마음이 더 아팠다.


최근에 거실에 틀어져 있는 TV를 지나치면서 우연히 신애라 배우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났다.

많은 선행을 하고 계신데,

어려운 고아원 아이들을 돕고 헤어질 때

아이들이 많이 울면서 아쉬워했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신애라 배우님은 슬프고 안타깝기보다는

'다행이다. 감사하다.'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아원, 보육원의 아이들은 양육자가 일관되지 않거나

결핍이 있고 상황적 어려움이 있어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으로 인해서 아이들이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의 감정을 느끼고

눈물로 누구보다 잘 표현하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일 아이들과 헤어질 때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누가 눈물을 흘릴까 싶기는 하지만,

누가 눈물을 흘리기 바라기보다는


그냥 아이들과 내가 마주하는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너희를 사랑한다고,

그냥 노력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너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사랑해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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