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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Jan 17. 2024

지혜로운 겨울나기

그래도 따슨 햇살은 있습니다.

Photo by 꿈그리다

볼에 와닿는 바람이 이젠 완연한

 한 겨울임을 알립니다.

한 달 남짓 사이에 몇 차례

꽤 많은 양의 눈도 내렸네요.

그와 함께 강물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합니다.

그럼에도 강은 쉼 없이 흐르고 또 흐릅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곳은 산책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햇살 좋은 날 앉아서 책 읽기 딱 좋은 자리이기도 합니다.

조용히 앉아 있다 보면

사르락 사르락!

갈대와 억새의 부딪히는 소리에

마음이 평온해지지요.

오후 세시쯤의 강가는 그 빛을 다합니다.

따뜻한 빛깔의 윤슬이 더욱 아름다게 합니다.

마치 다이아몬드를 흩뿌려 놓은 것 같지 않나요?

햇살은 따스한데

역시 겨울바람의 위세는 위풍당당 그 자체네요.

이리 흔들 저리 흔들 갈대가 몸을 낮추어

바람의 방향을 따릅니다.

Photo by 꿈그리다

가늘고 여린 몸이 휘청거리며 오롯이

겨울바람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땅 위에서 견뎌내는 바람은 이토록 만만치 않네요.

한 편 강 위를 가르는 바람은 그보다는

더 여유롭게 느껴져요.

 찰랑이며 물이 오르내릴 때마다

 윤슬이 더욱 아름답게 비추거든요.

바람이 일으켜주는 물살에 햇빛이 반사되면

진짜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장면이에요.

Photo by 꿈그리다

강물이 바람을 맞이하는 모습과 다소 다르게

땅 위의 갈대들은 납작 엎드린 자세입니다.

세찬 바람의 방향으로 몸을 실어

꺾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몸을 낮춥니다.

지혜롭기 그지없습니다.

갈대와 강물이 세찬겨울바람을

견디는 방법을 보다 보니

혈기왕성한던 저의 옛 시절이 떠오릅니다.

"세상아! 덤벼봐!

내가 상대해 주마."

하며 늘, 꼿꼿하려고 했었네요.

세찬 사회의 겨울바람을 맞이할 때도 말이죠.

ㅎㅎ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워 웃음이 나요.

세상과 타협하고, 적당히 조율하고

하는 모습들이 싫어서 늘 원리원칙만을 주장했던

애송이 시절이 있었거든요.

납작 몸을 숙인 갈대 Photo by 꿈그리다
이제야 자연에서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몸을 낮추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있다는 것을요.

부러지지 않으려면

바람의 방향에 꺾이지 않을 정도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뉘여진채 살아가는 나무 photo by 꿈그리다

강가에서 오롯이 겨울바람을 견디고 있는

이들처럼

지금, 우리도

모두 저마다 다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법으로

각자의

겨울 세찬 바람을 견디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진 인생의 겨울바람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춥게 하고, 의지를 꺾고자 할지라도

우리!

잊지 말아요.

그래도 따슨 햇살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요.

오늘도 여러분의 하루를 위해 따뜻한 응원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윤슬 영상 선물드립니다. :)

글. 사진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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