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그리다 Jan 20. 2024

고니(백조白鳥)

그 우아함에 대하여

사이좋게 물을 가로지르는중 by꿈그리다

오랜만에 아침공기가 따뜻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차로 약 20분쯤 가야 나오는 습지인데요. 한적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종종 오는 곳이에요.

가을의 그 화려함을 떠나보내고,

조금은 쓸쓸해진 작은 숲길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겨울은,그만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주는 좋은 시간입니다.

덕분에 숨겨져 있던 새둥지도 보이고,

커다란 빈벌집들도 보이지요.

강을 뺑돌게 되어 있는 형태인데

제가 좋아하는 초록 이끼가 카펫처럼 깔려 있어서 걷다 보면 요정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사뿐사뿐 이끼길을 걷던 중, 평소답지 않게 커다란 새소리가 났습니다. 기러기인가? 청둥오리인가? 보통 이 새들은 흔하게 보이거든요.

끼욱! 꾸욱?

소리가 이상하기도 하고, 생소한 새소리였습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숨죽이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조용히 따라가 보았습니다.

기다란 갈대와 억새가 가리어져서

형체가 통 보이지 않아요.

사락!

 저의 발이 갈대를 들추는 소리가 나자

갑자기 헬리콥터 소리 같은 게 '두두두두' 나더니 그제야 이 멋진 고니 떼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울 수 가요!

사진으로만 보던 야생의 고니가

제 눈앞에서 비상을 하고 있네요.  

거의 뛰다시피 해서 서둘러 반대편 그들이

착지할 것 같은 예상지점으로 갔어요.

 '촤르르르...'

우아하게 물 위로 내려앉습니다.

그 자태가 너무 황홀했어요.

파란 강물 위로 새하얀 고니들이 둥실둥실

촤르르, 이쪽저쪽으로 물을 가르는데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네요.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이 먼 곳까지 오다니

그들의 긴 여정도 상상되어

괜스레 감정이 울컥 올라옵니다.


Photo by 꿈그리다

계절을 잊지 않는 야생의 본능과

그 아름다움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동물원이 아닌, 이 넓은 강가를 자신의 종족들과 자유롭게 훨훨 날고 있는 이들을 보니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가늘고 기다란 목선과 노란 부리

크고 넓은 새하얀 날개

너무도 우아한 고니들

파란 물빛에 반사되어 더욱 희고 곱게 보입니다.

Photo by 꿈그리다

이토록 가까이 볼 수 있었던 고니들은 어느새 둥실둥실 저만치 멀어져 갔습니다.

파란 하늘과 은회색빛 겨울나무들과

흰고니들이 너무도 잘 어울리지요?

풍경만 보아선 마치 유럽의

숲에 있는 기분이 들어요.

설레이고 심장이 콩닥콩닥

아직도 어제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네요.

난생처음으로 눈앞에서 고니 떼를 본 순간이니

 고이 간직해야겠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그 벅찬 순간을 포착한 것입니다.

멋진 고니들의 비상을 함께해요.

(놓치지마시고 꼭 보시길!)

집에 돌아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제가 본 고니들은 큰고니라고 합니다. 멸종위기종 2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102-2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백조라고도 알려져 있으나, 백조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때 그리 쓰였다고 합니다. 고니의 종류가 다양하나, 우리가 동화를 통해 익히 아는 백조의 왕자, 미운오리새끼에 나오는  백조의 모델은 서양고니 혹고니라고 합니다. 특이하게 부리 쪽에 혹이 나서 그렇다고 합니다.  출처:네이버지식백과
https://naver.me/583s0mE7
https://naver.me/F8KwrH8x

웅장한 고니들의 비상 by 꿈그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