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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Jan 31. 2024

꽃밥 한 그릇 하실래요?

feat. 박주가리 바가지

오후햇살 품은 꽃밥 한 그릇 by 꿈그리다
꽃밥 한 그릇 하실래예?

모처럼만에 따스한 햇살이 찾아왔습니다.

산책길 곳곳에서 나무들은 부지런히

겨울 눈을 만듭니다.

부쩍 가까워진 봄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여전히 겨울바람은 차갑지만 그래도 햇살이 따스해서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이제 곧 1월의 달력이 떼어질 텐데

그늘진 곳에는 여전히 녹지 않은 눈들이

겨울의 위용을 보이고 있습니다.

겨울의 마지막장을 남겨두고 있지요.

믿기시나요?

길고 길 것만 같던 겨울이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어요.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by 꿈그리다

숲길을 걷다 보면 새들이 머리 위에서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합니다.

혼자 다니는 새들도 있고,

짝을 두고 다니는 새들도 있고, 또 무리 지어 다니는 새들도 있어요. 노랫소리 역시 참 다양하기도 해요.

겨울길을 걷다가 

이 새들은 어디서? 먹이를 찾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물론 물 위를 다니는 새들은 열심히 물질을 하며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헌데 그 밖에 벌레나 씨앗 열매들을 먹는 새들은 참 겨울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새가 어떤 열매를 먹는지는 모르지만 뭐라도 주고 싶은 맘에

 길을 걷다가 하나씩 씨앗과 열매들을 모아봅니다.

마침 지난번 박주가리 씨앗을 날려 보내고, 씨앗 주머니는 단단하고 예뻐서 보관하고 있었어요.

진짜 바가지처럼 예쁘게 생기기도 했지요?

https://brunch.co.kr/@75e5e6b501a54d8/152

박주가리 씨앗주머니 by 꿈그리다

길을 걸으며 하나씩 종류별로

꽃씨앗과 열매등을 모았어요.

빛바랜 산수국 꽃, 나팔꽃씨앗, 들국화씨앗,

금계국씨앗, 돌콩 열매 등등을 모으니

어느새 박주가리 바가지에 가득 찹니다.

이끼위에 놓으니 더 먹음직스런 꽃밥 by 꿈그리다

어때요? 푸짐해 보이죠?

추운 겨울을 씩씩하게 보내고 있는 겨울열매들입니다.

얼었다 녹았다한 새들의 발자국 by 꿈그리다

아직 선명하게 남겨진 새 발자국이 있어요.

눈 위에 남긴 흔적으로만 보아서는

어떤 새인 줄 알 수 없지만 괜스레

이 발자국들 옆에 놓아주고 싶네요.


"새들아, 너희들 입맛에 맞을지 모르지만 마음만이라도 받아주렴.

추운 겨울이 지나고, 곧 새싹들이 얼굴을 내미는

봄이 오면 더 예쁜 노래를 불러줘!"


바스락 발자국 소리에도 푸드덕 날아가는

예민쟁이들이지만

 그 예민쟁이들이 저의 마음만이라도

받아줬음 하는 생각에 새 발자국들 옆에

 꽃밥 그릇을 

슬그머니 두고 왔습니다.

아름답고 소중한

숲 속의 모든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올 한 해도 잘 부탁해!

여러분들도 꽃밥 한 그릇 하실래요?
봄을 기다리는 설렘 가득히 담긴 밥상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글. 사진 by 꿈그리다

먹이를 찾아 다이빙하는 물닭들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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