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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Jan 11. 2024

겨울 꽈리

꽈리의 한살이(feat. Carpe Diem)

가을 지내고 더욱 붉어진 꽈리 두 개 photo by 꿈그리다

온 세상이 하얀 눈에 덮인 날입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부쩍 눈소식이 많게 느껴지네요. 밤새 내린 눈 결정들이 오후에 더 빛을 발합니다.

눈이 온 후에 기온이 조금 올라갔네요.

제가 사는 지역은 오늘 비교적 따스한 하루였어요.

어머님 꽃밭에 언제부터인지 꽈리가 하나씩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가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네, 맞습니다. 오늘의 꽈리가 바로

그때 꽃밭에서 익어간 열매들이에요.

https://brunch.co.kr/@75e5e6b501a54d8/129

아직 가지에 열매를 달고 있는 꽈리주머니입니다.

아기애벌레의 흔들 요람 같아요.

스윙스윙 베이비~

백과사전 사진에서만 보던 겨울의 꽈리 모습!

신기하게도 구멍이 송송 뚫렸습니다.

잠자리 날개처럼 열매 안이 훤히 다 보여요.

오른쪽 왼쪽 흔들어주면 아기애벌레

스르륵 꿀잠 들겠지요? 상상만 해도 사랑스러워요.

꽈리의 말간 오렌지색 열매가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주섬주섬 주변에 떨어진 꽈리들을 모아봅니다.

일동! 차렷!

독자님들께 경례!

하얀 눈 도화지에

꽈리의 한살이를 펼쳐봅니다.

크기도 다르고, 길이도 각각입니다.

(나의 인생도 이렇게 한눈에 펼쳐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꽈리의 한살이 : photo by 꿈그리다

자! 살펴볼까요?

복주머니처럼 생긴 꽈리 주머니 안에

붉은 여의주 같은 꽈리 열매가 있어요.

황금색 씨앗들이 잔뜩입니다.

엄동설한에도 끄떡없이

잘 견뎌내고 있는 꽈리들입니다.

 꽈리주머니 껍질에는

매서운 겨울바람과

추위를 견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 나타납니다.

초록이던 줄기는 하얗게 변하였고,

싱싱하게 무성함을 자랑하던 잎도

스치면 부서질 듯 말라버렸습니다.

하지만 붉은 꽈리주머니 안에는

비장하게 새로운 생명을 가득 품고 있네요.

꽈리 주머니가 새하얗게 몸을 다 태우고,

다음 해의 씨앗을 이리 지켜내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의 어머니들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의 미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순간까지도

다음 생명을 최선을 다해 지켜내는

꽈리의 한살이가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작은 열매 하나에 우주가 담긴 것 같아요.

여러 계절을 작은 몸으로

오롯이 견뎌낸 이 열매들이

정말로 대견해 보였습니다.

작지만 자신의 삶을,

 자연의 순리에 따라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으로만 담아보던 식물들을 직접 그려보고 있어요. 보태니컬아트 초보입니다. 갈길이 멀어요. 쉽지 않네요. ㅎㅎ 한창 싱싱한 꽈리의 모습이라 함께 담아봅니다.

오늘도

선물같이 찾아온 소중한 하루!

바로 오늘!행복하세요~

Carpe Diem!

                           글. 그림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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