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4년이 다되어가는 기간 동안 판교와 김포를 넘나드는 장거리 출퇴근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니 지금 다니는 회사의 좋은 점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놀랐다.
읽는 분들로 하여금 관점에 따라 사측에 매몰되어 이직과 퇴사를 반복하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도 한편에 들지만 나도 많은 분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그냥 직장인이기에 내 생각을 정리하고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코로나 기간 동안 택시비를 지원해 줬고 회사 창립기념일 2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전직원 해외여행을 보내주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발상자체가 직원입장에서는 감사한 회사이다.
당시 특별히 누구와 가야 한다는 기준은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시니어그룹과 주니어그룹이 나눠졌고 나는 당시 시니어그룹의 막내느낌으로 베트남 다낭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아기를 낳기 전 마지막 해외여행이었고 아내에게는 이런저런 상황을 핑계로 불편한 시간이었음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털어놓았지만 내심 힐링이 있는 여행이었다.
아저씨들끼리 무계획으로 마사지, 식사, 수영을 반복하는 일정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고 눈치 보지 않고 밤마다 개인숙소로 돌아가 며칠간 꿀잠을 청하는 휴식은 마치 꿈만 같았다.
특히 도착하자마자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숙소에 들어갈 시간이 한 시간 남짓 남아 웨이팅하며 굶주림에 찾아 들어간 현지 쌀국수 집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가장 비싸다는 해산물집과 숙소비에 맞먹는 코스요리보다 그때의 기억이 더 좋은 것은 약간의 흠이지만 그래도 그 뜨거운 공기와 뜨거운 음식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조화가 굉장했다.
이 회사와 연식을 함께하는 올드멤버들의 추억팔이 대화가 한 번씩 힘들긴 했지만, 나는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존재하는 척하느라, 그것을 제외하고는 내 기억에 손에 꼽을 휴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