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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Lee Dec 03. 2024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인생

 

이번에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속담과 관련하여 글을 써보려 합니다.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고 난 후 코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각자 자기들이 만져 본 대로, 몸뚱이를 만진 장님이 자신 있게 코끼리는 큰 벽과 같다고 설명하자, 다리를 만지고 나온 장님은 코끼리는 큰 둥근기둥과 같다고 우기게 되고, 코끼리의 코를 만져 본 장님은 코끼리는 흐늘거리는 원통처럼 생겼다고 우기게 되는 어리석음을 보이며 격론을 벌인다는 것이 우리들이 잘 아는  속담의 내용입니다

오늘 저는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진 후에 코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각자 직접 만져 보고 난 후 자기가 말하는 코끼리의 모습이 맞다고 논쟁을 벌이는 속담과 같은 삶을 살았던 저의 삶의 경험을 말씀드려 보려  합니다.

꽤 오래전 환갑을 맞으신 아버님과 어머님을 모시고 당시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시카고의 110층 높이의 씨어스 타워에 관광을 갔을 때 일입니다,

관광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어 씨어스 타워의 지하 1층의 패스트 후드 식당에서  햄버거등 일행 4명의 음식을 사서 앉아서 먹을 곳을 찾았으나 그 식당 안에는 앉아서 먹을 만한 장소가 없고 홀만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 어디 앉아 먹을 만한 장소가 없나 하여 살펴보니 음식을 산 사람들이 모두 식당 옆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보게 된 저로서는 필시 위층에 앉아서 먹을 장소가 있다 스스로 판단하고 일행들에게 자신 있게 방금 음식을 사서 가는 사람을 따라가면 된다 말하고 우리 일행들은 그 사람을 쫓아 음식을 양손에 들고 마치 오리 새끼들이 어미 뒤를 쫓아 가듯 뒤뚱 기리며 2층까지 올라갔는 데 그곳에는 음식 먹을 곳도 없고 전부 사무실만 있는 곳이었으며, 앞서 가던 사람도 바로 자기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정황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코미디의 한 장면이 따로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 만저 보고 코끼리의 모양이 기둥 같다고 우기는 장님과 같이 제대로 확인도 않고 단지 자기 눈으로  본 현상만 보고  어미를 띠라 가는 오리 새끼들처럼 뒤뚱 거리며 쫓아 가던 웃기는 그 코미디의 장면이 일상이 아니고 전쟁터나 다름없는 사업의 현장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바로 사업의 현장에서 이와 같은 코미디의 현실을 보였던 장님과 같은 자였습니다. 

젊은 시절에 환경 관련 사업으로 폐수 처리 시설 사업을 하던 때에, 악성 폐수 중의 하나인 돼지 농장 폐수 처리공사를 수주하여 공사를 수행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 어떤 기술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검토하는 과정에서 화학적 처리 기술 보다  운영비가 저렴하게 소요되는 미생물 처리 기술이 수주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이 기술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미생물 처리 현장을 직접 방문도 하고 미생물 채취 기술도 전수받아 기술 팀이 이 미생물로 실제 현장 폐수를 떠다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배양하여 실험을 하여 성공적으로 처리되는 것을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예상 데로 화학적 처리 방법으로 견적을 내놓은 경쟁 업체들을 이기고 수주하는 데 성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공사를. 잘 수행하여 건설을 완공하고 실혐실에서 실험에 성공한 미생물을 배양한 것으로 시운전에 들어갔으나, 미생물 이 실험실 과는 달리 제대로 배양이 되어 지질 않아 폐수를 처리하는 데 실패하게 되었습니다. 

10억 이상을 투입한 공사가 백지화되고 공사비를 받기는커녕, 페널티를 물어 주는 사태가 발생하여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수십억의 손실을 보고 사업을 접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장님이 코끼리의 굵은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는 기둥과 같이 생겼다고 우기는 장님처럼 내 손으로 직접 확인하였기에 틀림없다는 생각만 하고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이다가 회사가 폭삭 망하게 되었던 겁니다.

겸손하지 못하고 경솔하고 교만한 생각으로 일을 그르치게 된 것입니다.

이후로도 저는 코끼리 더듬는 장님과 같은 행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하였던 겁니다.

그러한 저를 날개밑 눈동자처럼 치켜 주시는 전능하신 분께서 어느 날 저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면서 저의 눈을 번쩍 뜨게 하시고,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양 교만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셨던 것입니다

그런 후에 저는 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장님 코끼리 더듬는 수준의 지식 밖에 없다는 마음 자세로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의 자세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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