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 Lee Dec 10. 2024

하루살이 인생

 오늘은 하루살이 인생에 대하여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하루살이와 베짱이와 개구리에 관한 우화입니다,  한 여름날  하루만 살 수 있는 하루살이와 한 여름철을 살아 낼 수 있는 베짱이와 여러 해를 살 수 있는 개구리가 모여 하루 종일 재미있게  시간을 지내고 해가 질 무렵 서로 헤어지면서  베짱이와 개구리가  하루만 살고 생명을 마감해야 되는 하루살이에게 오늘 하루 재미있게 보냈다고 인사하며,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 또다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자며 헤어질 때 하루살이가 내일 이 뭔데 내일 만나자는 거냐 묻습니다,


이에  배짱이와 개구리가 내일에 대해 하루살이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 줘도 하루만 살다 가는 하루살이로서는 내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내일에 대해 설명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 데로 헤어지게 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우화입니다

.

제가 바로 이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젊어서 망나니가 본업인 것처럼 살면서 내 몸이 내일 어떻게 망가질지도 모른 체 하루살이처럼 순간순간의 쾌락만 누리고, 정신없이 술을 퍼마시며  데카당적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이 다 상하여 허구한 날  속이 쓰린 상태가 되었으나 또다시 술을 마시기 위하여 노루모 산이라는 약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 약을 먹게 되면 언제 속이 쓰렸냐는  듯 바로 속이 편해져 저녁이 되면 또다시 술 판을 벌이는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한 삶을 살던 중  하루살이 인생을 끝내고 내일을  대비할 줄 아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망나니 생활을 하면서 하루살이 인생을 산 결과  십이지장에 심한 궤양이 발생하여 출혈이 잦았으나, 근본 치료는 안 하고 임시 조치만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비록 술은 끊었지만 궤양이 악화되어 내장에서 극심한  출혈이 발생하여 죽음에 이르게 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   

내장에 심한 통증이  일어나면서 장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하게  되었던 겁니다


피가 몸에서 빠져나가며 출혈양이 점점 늘어나는 것과 비례하여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급히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의사는 장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한 것이기에 특별한 처치를 할 수도 없고 장 내에서 스스로 출혈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며, 일단 응급  처치만 하고 중환자 실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출혈이 멈추기 기다리며 삶과 죽음의 벽을 넘나드는 중에  저는 저를 날개 밑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전능자의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 새벽녘에 기적이 일어나 장출혈이 멎고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서 다 죽어가는 환자들의  단말마의 울부짖음 소리만 들리며 의사들이 마지막 꺼져 가는 엔진을 돌려 보려고 최후의 수단으로 심장 소생술을 시도하느라 전기 충격기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사람의 손을 잡고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이곳이 바로 지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의 모습을 보니  온몸에  여러 가지 센서선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 마치 신기술 전자 제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테스트 중인 하나의 물건에 불과해 보였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중환자 중에서도 숨이 언제 끊어 질지 모르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환자들이 마지막 실가닥 같은 희망을 갖고 하늘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며 최후의 순간을 기다리는 병실이었던 것입니다,


마치 삶과 죽음의 판결을 받기 위하여,  심관관 앞에서 대기 중인 죄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잠시 의식이 깨어 있는 중에도 그 짧은 시간에 세명이나 사망 판결을 받고 영안실로 실려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

영안실로 가는 사람들도 어제 까지만 하여도 죽음을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우리 인생이 내일을 모르는 하루살이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

저의 아내도 병원 측의 요청으로 24시간 병실 옆의 대기실에서 다른 보호자들과 함께 초조하게 기다리며 동료 보호자가 간호사의 호출로 환자를 영안실로 옮겨 가는 것을 보고 제발 자기의  이름은 불려지지 않기를 기도 하며 기다렸노라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고 몸서리치는 모습으로. 설명하곤 한답니다.

.

이렇듯 우리 인간들이 내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한 번은 꼭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있다는 것뿐입니다. 죽음 이후에 대해서는 마치 내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하루살이와  같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인간이 하루살이와 같은 존재라서 모를 뿐이지 사후세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는 경험을 통해서 사후에 영원한 또 다른 생명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땅에 살면서 더 이상 하루살이처럼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며 살아가도록 노력 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