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된 현실과 잠재된 가능성의 경계
인식된 현실과 잠재된 가능성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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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숨결 하나 , 나의 호랑이
조용히 숨을 고르며 하얀 종이 앞에 앉았다. 마음속에서 무언가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호랑이였다. 강렬하고도 고독한 존재였다. 그 생명력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점묘(Stippling) 방식으로 그려보기로 했다. 점 하나, 또 하나… 톡톡, 톡. 그렇게 시작된 여정이었다.
점에서 시작된 파동 — 감정의 씨앗이다
처음엔 붓으로 조심스레 점을 찍기 시작했다. 톡, 톡, 톡… 마치 숨을 고르듯, 마음을 다잡듯 찍었다. 점 하나하나에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호랑이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야성, 그 속에 숨어 있는 고독함, 그리고 그것을 마주하는 나의 집중과 의지까지 담았다. 점을 찍는 행위는 쉬운 작업이 아니라 수행처럼 반복되는 의식이었다.
그 점들은 처음엔 형태도, 색도 없이 회색빛으로만 존재했다. 마치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파동 함수처럼이다. 아직 관찰되지 않은, 그래서 어떤 상태인지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존재였다. 각각은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전체의 일부로서 호랑이의 윤곽을 어렴풋이 품고 있었다. 그 모습은 안개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형상 같았다.
손끝이 종이를 향해 다가갈 때, 마음은 이미 그 위에 머물러 있다.
점 하나를 찍는 순간, 그것은 붓의 흔적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 파동이 형상을 얻는 찰나다.
“그 점은 말한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
설명할 수 없는 기억,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까지.
점은 작지만, 그 안엔 우주가 있다.
떨리는 손끝은 마음의 진동을 따라 움직이고,
그 떨림은 고요한 종이 위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다.
그림이 시작되는 곳,
생각이 멈추는 곳,
그리고 마음이 가장 진실해지는 곳—
그곳에 점이 있다.“
김남효, 양자파동아트, 으라차찻 시리즈, 2025
색을 입히는 순간 — 인식의 탄생이다
그다음은 색을 입히는 시간이었다. 조심스럽게 붓을 들고 호랑이의 얼굴에 색을 얹기 시작했다. 눈 주변, 코끝, 턱선… 감정이 가장 응축된 곳들에만 톡, 톡— 색을 얹었다. 노란색이 스며드는 순간, 그 점은 더 이상 회색빛의 가능성이 아닌 ‘노란색’이라는 확정된 존재가 되었다. 마치 양자 중첩이 해소되는 순간이다.
그 전까지는 한 점이 수많은 색의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회색일 수도, 초록일 수도, 빨강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붓을 들어 색을 얹는 순간, 그 점은 하나의 상태로 관측되고 인식되었다. 이 과정이야말로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핵심적인 은유이다.
색이 들어간 부분과 그렇지 않은 회색빛 먹색 배경은 강한 대비를 이룬다. 이는 곧 인식된 현실과 잠재된 가능성의 경계이다. 호랑이의 얼굴 중 자아가 드러나는 부분만을 의도적으로 확정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로 남겨두었다. 그렇게 해서 이 작품은 동물의 초상이 아니라, 존재와 인식, 감정과 의지의 흐름을 담은 하나의 시각적 사유이다.
이렇게 호랑이는 점에서 시작해 색으로 완성되었다. 불확실한 파동이 의지를 만나 인식으로 나아가는 그 여정 속에서, 나 역시 감정과 존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점 하나하나에 담긴 숨결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조용히,
톡.
톡톡톡,
또 하나의 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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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Dr. Namhyo Kim)는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학자, 그리고 양자파동아트(Quantum Wave Art)의 아티스트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디자인 석사, 홍익대 동양화 석사,
연세대에서 MBTI & 건축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 연구, 작품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우수상, 문인화부문 최우수상, 중앙회화대전(중앙일보주최) 서양화 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Quantum Wave Art Series 와 Eye Contact, 등 이며,
QWAF 양자파동예술가포럼 대표이며, 에세이, 그림,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고 있다. 종로미술협회 교육위원장, 지민 (址旻)동서양디자인연구소 대표로 활동중이다.
pratt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