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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희 Dec 16. 2024

워밍업,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

저를 소개합니다.


광안리 러닝 중


안녕하세요, 러너 이창희입니다.

이렇게 인사해보고 싶었습니다. 보통 나이/직업/지위/출신 등 많은 사회적인 '나'들로 자신을 소개하니까요. 물론 이러한 것들이 '나'가 아니라곤 할 순 없습니다. 내가 자연적으로 물려받거나 인위적으로 이룩한 그 무엇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금 더 취향적인 '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나아가 취향에 가까운 내 모습들이 조금 더 솔직하고도 날 것의 제 모습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공개할 수 있고, 날 것 그대로의 내 모습 역시 스스로 사랑한다면 말이죠. 그게 제겐 달리기, 러닝입니다.


'러너'는 제게 두 가지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Runner, 달리는 사람

Learner, 배우는 사람

우선 저는 달리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1년 3개월 정도 달려왔고 달리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기록이 중요했기도 하고요. 5분 페이스/4분 페이스/3분 페이스 ... 숫자를 숭배하기도 했었죠. 아 물론, 지금도 수치는 제게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고 달린 거리를 Record 하는 건 러너의 숙명이죠. 습관이기도 하고요. 이 습관을 사랑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사뭇 다르게 러닝을 바라봅니다. 가령 1km를 5분 내에, 6분 내에, 7분 내에 종료하는 건 더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몇 분대로 완주할 때 기분과 밸런스가 좋은가, 몇 분대로 완주할 때 몸 상태가 좋은가, 최종적으로 내가 힘들 때 몇 분에서 '조절'을 잘 했는가 등으로 말이죠. 러닝이 '종료'한다는 개념에서 '완주'한다는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아가 숫자보다 '몸과 균형'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러너(Runner)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러너(Learner)에 가깝습니다. 수치 내 종료하는 러너 대신 몸과 마음의 완주와 지속 가능성을 배우고 탐구하는 러너로 달리는 중입니다. 브랜드 컨셉으로 비유하자면, 한계를 넘는 스포츠 선수 나이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일상의 건강과 안정감을 중시하는 아식스로 넘어왔다고 할까요. (두 곳 모두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한 이유

정말 중요한 대목이죠. 걷기만 하다가 달리는 이유에 대한 물음이니까요. 결정적인 이유는 심장이 조금 안 좋았습니다. 심실조기수축 증상이 심했어요. 증상은 심장이 아무 이유 없이 덜컹하는 심장 질환인데요, 평균 심장 박수에 비해 조금 빠르거나 느릴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심방이 아닌 심실조기수축이라 급작스럽게 사망률이 올라가는 질환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상 속 불편함은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때는 정확하진 않지만 2023년 5월부터 ~ 9월까지 심실조기수축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실조기수축 증상이 심해지면 심방조기수축으로 갈 위험 역시 있기 때문에, 전혀 안심할 상황은 아니었죠.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은 제게 기본 질문들을 하셨습니다. 술 담배 하세요? 아니요. 평소에 잠을 늦게 자나요? 아니요. 그러더니 조금 몸 전체적인 면역 문제인 것 같으니 운동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면역과 심폐 능력을 올릴 수 있는 등산과 달리기를 처음에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심실조기수축은 완치했습니다. 나타나는 증상과 의심 증상 모두 없습니다. 달리기가 저를 건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걷기부터 해보는 거 어떠세요?

처음에는 1km도 뛰지 못했어요. 아니 어찌어찌 뛰긴 했는데, 뛴다는 개념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나름 축구와 풋살도 어릴 때부터 많이 하고, 학창 시절에는 농구부까지 해보며 많이 뛰어왔다고 자만한 결과였죠. 러닝과 구기 종목의 스포츠는 엄연히 다른 분야인데도 말이죠. 처음 러닝 결과는 1.3km 완주하는 데 13분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빠르게 뛰니 빨리 지치는 것도 모른 채 정말 발만 움직인 결과였죠. 수치는 중요하지 않으나, 현재는 10km를 50분 내로 완주합니다. 수치보다 과정이 제게 더욱 의미가 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갔어요. 걸으면서 심폐 능력을 올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걸으면서 달리기의 시작인 '걷기'와 친밀해지려고 노력했어요. 많이 걸어다녔습니다. 업힐도 걸어가고요, 산에도 걸어갔습니다. 등산은 사실 걷기의 상위 버전입니다. 오르막을 걷는 거니까요. 지금도 위와 같은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걷기와 오르기


달리기를 하려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걷기가 시작입니다. 걷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치기 때문입니다. 걷기를 무시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걷기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대한 움직임이자 기본이더라고요. 우리 몸은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 장 운동을 동일하게 합니다. 장 운동으로부터 세르토닌이 몸과 뇌에 적셔지면서 기분이 은은하게 좋거나, 안정감을 느끼는 건 같습니다. 나아가 걷기와 달리기 모두 허리의 줄기세포를 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세포 생성을 촉진합니다. 모두 허리 건강에 좋은 움직임입니다.


굳이 순서를 들자면, 걷기 / 천천히 달리기 / 아주 조금 빨리 달리기 / 조금 빨리 달리기 이렇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꼭 순서를 나누기보다, 걷기에서 달리기까지 모두 즐겁게 친밀하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달리기가 정말 처음이라면, 솔직하게 처음이라면, 걷기부터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혼자 걸을 때도 달리기처럼 명상을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걸을 때도 정말 즐겁고 대화가 잘 되는 움직임입니다.




위밍업, 꼭 해주세요

부끄러운 말이지만 글을 쓰는 저 역시 최근에서야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걷기와 뛰는 컨디션 자체가 달라지는 것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죠. 러닝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찾아보면 너무 정보가 많을 것입니다. 드릴, 러닝 드릴, 고관절, 종아리 스트레칭 등 이름과 절차는 많지만 정작 스스로에게 도움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걷기와 달리기 전 핵심적으로 추천드리는 스트레칭은 아래와 같습니다.


WGS (World Greatest Streching) 5세트

무릎 / 발목

고관절


WGS는 공식 명칭입니다. 스포츠 선수부터 일반인까지 모두 많이 수행하고 검증된 스트레칭이고 가장 몸의 열과 에너지를 준비하는 데 효과적인 준비 운동입니다. 상체 하체 모두 가볍게 효율적으로 모든 중요한 부위를 깨울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WGS 개념과 수행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ZnxoMMH5Go

피지컬 에셋 유튜브 채널, WGS 영상



무릎 / 발목 / 고관절 스트레칭은 관절 스트레칭입니다. 관절이 다치면 걷기와 달리기를 1주일 이상 쉬어야 합니다.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중요한 곳이기도 하죠. 무릎과 발목은 오른쪽/왼쪽 8~12회 이상 2세트 돌려주면 됩니다. 대신 불편한 부위를 조금 더 천천히 느리게 돌려주셔야 합니다.


고관절 스트레칭은 무릎을 꿇고 벽면에 두 손을 기댄 채 시작합니다. 한 쪽 다리식 앞으로 10번 뒤로 10번 스트레칭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3~4세트 가볍게 꼭 추천드립니다.


이후 걷기를 하시는 분들은 천천히 걷기를, 달리기를 하시는 분들은 러닝 지점까지 걸으면서 몸을 꼭 풀어주세요. 모두 안전하고 유연한 걷기와 달리기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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