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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다은 변호사 Apr 13. 2022

준유사강간 만취 항거불능 CCTV 무죄

성범죄






A는 용산구에 위치한 주점 앞길에서 술에 만취되어 자신의 일행들을 찾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넘어

지는 피해자 X를 발견하고 다가가 피해자를 일으켜 어깨동무를 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A는 X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것을 이용하여 X의 성기에 알 수 없는 물체를 삽입하고 X의 배 위에

사정하였다는 혐의로 준유사강간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1심에서 법원은 A가 X의 성기에 알 수 없는 물체를 삽입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기는 어려우나, X의 배 위에 사정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준강간에 대해서는 무죄, 그 축소사실인 준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하며 징역 1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준강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며 항소하였고, A는 X가 당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음에도 준강제추행을 인정한 원심은 잘못된 것이라며 항소를 하였습니다.




X가 길을 헤매고 있는 당시 도로에 설치된 CCTV에는 피해자가 주점에서 나와 서성거리다가 A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촬영되었고, A의 집 인근에 설치된 CCTV에는 A의 집으로 걸어가는 A와 X의 모습이 촬영되어 있었습니다. 주점 앞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X는 A와 약간 떨어진 상태에서도 비틀거림 없이 걷고 있었는데, 그 모습만으로 X가 만취한 상태라고 인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한편 A의 집 인근 CCTV에 따르더라도 A와 X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지만 A가 만취한 X를 부축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지요.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X가 애초부터 항거불능의 상태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X는 '제 집에 돌아와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A가 제 상의와 속옷을 벗기는 느낌, 그리고 정액 같은 게 제가 입고 있던 검은색 이셔츠에 뿌려지는 느낌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X가 사건 당일 밤 병원에 가 응급실에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고, 곧바로 고소장을 제출하였던 점에 비추어, A가 위와 같이 X의 옷을 벗기고 사정을 한 행위가 X가 술에 취하지 않았더라면 원하지 않을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X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X가 기억하는 장면들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중간이 끊겨있고 X는 A가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는 사실을 단편적인 '느낌'으로만 기억하고 있을 뿐, A의 주거지에 들어간 다음에 A가 그러한 행동으로 나아가게 된 과정이나 그 당시 상황과 분위기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시 X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A가 그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편 X는 사건 당일 성폭력 피해자 검진을 받기도 하였는데, 당시 진료기록에는 '특이소견이 없다'는 의견이 기재되어 있었고, X가 A의 집에서 머무른 시간이 20분이 채 되지 않는데, A가 2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X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기고 X의 성기에 불상의 물체를 삽입한 후 다시 X의 옷을 모두 입힌 후 X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사정을 하였다고 보기에는 그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판단하여 항소심에서는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준강제추행이나 준강간 등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서 어떠한 범죄가 이뤄졌다고 하는 경우, 사건 전후의 CCTV 영상은 매우 중요한 증거입니다. 그리고 사실관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상식적인 변호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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