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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Season Life: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

은퇴 후 4개월 주기의 여행과 일상의 흐름 만들기!!

by 윤근관쫑아빠

33년간 학교에서 연간 2학기제에 익숙했던 내가 은퇴 후 어떤 리듬으로 살아갈지 고민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있다. 바로 '트라이시즌 라이프(Tri-Season Life)'다. 1년을 3개의 시즌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목적과 활동으로 채우는 삶의 방식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나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만들어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기에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용어들이 나올 수도 있다.


첫 번째 시즌은 '어드벤처 시즌(Adventure Season)' - 4개월간은 은퇴 전 준비했던 버킷리스트 여행을 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 두 번째 시즌은 '이스케이프 시즌(Escape Season)' - 한국의 혹서기나 혹한기를 피해 동남아 등 기후가 좋은 곳에서 장기 체류하며 생활비 절약도 시도해 본다. 세 번째 시즌은 '리플렉션 시즌(Reflection Season)' - 한국에서 휴식하며 재정을 점검하고 다시 자기반성을 통해 여행을 점검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3개의 서로 다른 시즌을 순환하면서 단조로움을 피하고, 각 시즌마다 다른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것이다. 마치 대학의 트라이메스터(Trimester) 시스템처럼 말이다.


어드벤처 시즌: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첫 번째 시즌인 '어드벤처 시즌'은 그동안 미뤄왔던 꿈들을 실현하는 시간이다. 33년간 교직에 매여 있으면서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했던 곳들을 실제로 가보는 것이다.

나의 아이폰 메모장에는 그동안 내가 계획했던 다양한 버킷리스트 여행들이 있다. 유럽 주요 도시 별 한 달 배낭여행 - 20대에 못 해본 배낭여행을 50대에라도 해보고 싶다. 물론 예전처럼 게스트하우스에서 잘 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자유여행을 즐기고 싶다. 일본 전국 온천 여행도 하고 싶다. 규슈부터 홋카이도까지 유명한 온천을 찾아다니며 한 달 정도 머물고 싶다. 혼자서 혹은 아내와 함께 여유롭게 일본의 정서를 느껴보고 싶다. 또한 미국 루트 66 로드트립 투어도 꿈이다. 미국을 좌우로 횡단하며 그랜드캐니언, 옐로우스톤, 요세미티 등을 렌터카로 돌아보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 했지만, 은퇴 후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보고 싶다. 이 외에도 많지만 구체적 여행일정 등은 다른 챕터에서 하나씩 다음에 풀어보고자 한다.


이런 여행들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경험 수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른 방식의 삶을 보고, 살아온 나를 돌아보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다.


이스케이프 시즌: 기후 따라 살기

두 번째 시즌인 '이스케이프 시즌'은 한국의 혹서기나 혹한기를 피해 기후가 좋은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이른바 '기후 이주(Climate Migration)'를 하는 것이다. 여름에는 동남아로 간다. 한국은 덥고 습하지만, 동남아의 건기는 오히려 쾌적하다.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에서 3-4개월씩 머물면서 현지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다.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 간다. 필리핀 세부, 태국 푸켓, 베트남 나트랑 등이 후보지다. 한국의 추위를 피해 따뜻한 바다를 보며 지내는 겨울을 상상해 보니 설렌다.


이런 장기 체류의 좋은 점은 여행자가 아닌 '임시 거주자'로서 현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네 시장에서 장을 보고, 현지 사람들과 인사하고, 그 나라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다. 거기다가 아직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의 물가를 이용하여 은퇴 후 연금생활자로서 연간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팁도 가능하다.


요즘 '디지털 노마드'들이 이런 방식으로 살고 있는데, 은퇴자도 충분히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리플렉션 시즌: 정착과 성찰의 시간

세 번째 시즌인 '리플렉션 시즌'은 한국에서 보내는 안정적인 시간이다. 8개월간의 여행과 장기 체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휴식하고, 정리하고, 계획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여행기를 쓰고, 블로그에 올릴 콘텐츠를 만든다.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다. 나중에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재정 점검도 중요한 일이다. 8개월간의 지출을 정리하고, 다음 해 계획을 세운다. 여행비, 체류비, 생활비 등을 계산해서 예산을 조정한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면 경제적 관리가 필수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다. 8개월간 자주 만나지 못했던 아들들, 친척들과 시간을 보낸다. 손자가 생기면 육아 도움도 주고 싶다. 가족과의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도 은퇴 후 중요한 일이다. 건강 관리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한다. 종합 건강검진을 받고, 치과·안과 검진도 받는다. 8개월간의 여행으로 피로해진 몸을 회복시키는 시간이기도 하다.


트라이시즌 라이프의 현실적 준비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할 것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건 경제적 기반이다. 1년에 8개월을 여행하고 장기 체류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대략 계산해봤는데, 1년에 3,000-4,000만원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 여행비, 숙박비, 생활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사학연금과 개인연금, 배당이나 투자 수익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 건강도 중요한 조건이다. 장기간 해외에 있으려면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금부터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 관리를 해서 60세, 70세가 되어도 활발하게 여행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언어 능력도 필요하다. 영어는 기본이고, 동남아 장기 체류를 위해서는 현지 언어도 조금은 알면 좋겠다. 은퇴 후 짧은 어학연수를 이용해 필요한 언어능력도 준비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비자 문제도 알아봐야 한다. 관광 비자로는 보통 30-90일밖에 체류할 수 없으니까, 장기 체류 비자나 은퇴 비자 같은 것들을 조사해봐야 한다. 태국의 리타이어먼트 비자나 말레이시아의 MM2H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있더라.


1년에 4개월씩 머물 계획이니까 숙소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호텔은 너무 비싸고, 게스트하우스는 나이에 맞지 않으니까 에어비앤비나 장기 렌탈 아파트를 이용할 생각이다. 특히 한 달 이상 머물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많더라. 주방이 있는 숙소를 선택해서 직접 요리도 해 먹고, 현지 시장에서 장도 보면서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통수단도 고민이다. 유럽 여행 때는 기차 패스를 이용하고, 동남아에서는 저비용 항공사를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에서는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주로 이용하되, 필요하면 렌터카도 빌릴 생각이다. 최근에는 '슬로우 트래블(Slow Travel)' 개념이 인기인데, 빠르게 많은 곳을 도는 것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깊이 있게 경험하는 것이다. 내 계획과 딱 맞는 여행 방식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디지털 노마드'가 많다. 노트북 하나로 어디서든 일하면서 여행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나도 은퇴 후에는 '시니어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다. 물론 일할 필요는 없지만, 블로그 운영이나 온라인 콘텐츠 생산같은 활동은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경험한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수익도 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정보도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디지털 기술을 더 익혀야 한다. 노트북으로 동영상 편집하는 법, 온라인으로 강의하는 법, 해외에서도 안전하게 인터넷 뱅킹하는 법 등등. 50대에 배우기에는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적극 활용해야겠다.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간 해외에 있다 보면 안전 문제도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혼자 여행하거나 부부끼리만 여행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해외 여행자 보험은 필수다. 4개월씩 머물 계획이니까 장기 보험을 들어야 하고, 기존 병력이나 연령을 고려한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보험료가 좀 비싸더라도 안전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투자다.

응급상황에 대비한 준비도 해야 한다. 현지 병원 정보, 한국 영사관 연락처, 응급 송금 방법 등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가족들과의 연락 체계도 구축해놓아야 하고. 현지에서 아플 때를 대비해서 기본적인 약물들도 챙겨 가야겠다. 혈압약, 소화제, 감기약 등 평소에 쓰던 약들을 충분히 가져가야 한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만들기

본격적으로 트라이시즌 라이프를 시작하기 전에 시범 운영을 해볼 계획이다. 은퇴 직후 첫해에는 짧은 기간으로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첫 번째 어드벤처 시즌은 2주 정도로, 유럽 일주를 짧게 해 본다. 두 번째 에스케이프 시즌은 한 달 정도 동남아에서 지내본다. 이렇게 해보고 문제점을 파악해서 개선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숙소 예약, 항공편 이용, 현지 교통수단, 식사, 쇼핑, 의료 서비스 이용 등을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노하우를 쌓아야겠다. 젊었을 때 여행과는 분명히 다른 점들이 있을 것이다.


트라이시즌 라이프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 되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경제적 지속성, 건강상의 지속성, 가족 관계의 지속성 등등. 매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해는 여행을 줄이고, 어떤 해는 늘릴 수도 있다. 건강 상태나 가족 상황에 맞춰서 말이다. 중요한 건 이런 삶의 방식이 나에게 의미와 즐거움을 주는지다. 남들이 부러워해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어야 한다.


33년간 규칙적인 학교 생활을 했던 내가 이렇게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하지만 은퇴란 바로 이런 것 아닌가?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보는 것 말이다.


트라이시즌 라이프, 아직은 계획 단계지만 실현 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정말 멋진 은퇴 생활을 만들어가고 싶다. 나와 비슷한 꿈을 가진 분들과 정보도 나누고 함께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쫑아빠의 트라이시즌 라이프 구체적인 계획은 앞으로 여러 챕터에서 쭈욱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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