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침, 자고 일어나려는데 등이 뻐근했다. "어? 내가 어제 무리한 일을 했나?" 생각해 봐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몸이 아프다니. 이런 일이 요즘 자주 일어난다. 50대 중반이 되니까 몸의 변화가 확실히 느껴진다.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차고, 무거운 것을 들면 다음 날 근육이 아프다. 밤늦게 일하면 회복하는 데 예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눈도 침침해져서 노안에 힘들어하고,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다.
"아, 나도 이제 늙었구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한다. "은퇴 후 20-3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이 몸으로 괜찮을까?"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리 돈이 많고 시간이 많아도 소용없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몸 관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작년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다. 혈압도 경계선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아져서 고지혈증 약도 처방받았고. 혈당도 정상 범위지만 상한선이다. 의사 선생님이 "이제는 생활습관을 바꾸셔야 합니다"라고 하시는데, 정말 심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아직 젊다", "별일 없겠지" 하면서 대충 살았던 게 후회됐다. 담배는 끊은 지 한참이지만, 운동도 많이 못하고 나 스스로 체력 문제를 풀 방법을 쉽사리 찾지 못했다.
주변 동료 교사들을 보면 더 심각한 경우도 많다. 당뇨병으로 약을 먹는 분,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분, 무릎이 아파서 계단 오르기 힘든 분... 모두 내 또래거나 조금 위 연배다. "저분들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말 진지하게 건강 관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은퇴 후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게 몸 움직이기다. 그동안은 "시간이 없어서", "피곤해서" 하면서 미뤄왔는데, 이제는 변명할 수 없다. 일단 걷기부터 시작했다. 매일 만보정도 걷는 습관을 만들고 있다. 집사람은 나보다 더 심각해서 4000보 정도로 힘들어했는데 은퇴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해서 적어도 하루 2-3만보는 끄덕 없을 만한 발을 만들어야 된다고 우기며 걷기 운동에 동참시켰다. 이제는 하루 2-3만보정도는 버틸 만큼의 발을 만들었다.
걷기의 좋은 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고, 돈도 안 들고, 시간과 장소도 자유롭다. 무엇보다 부상 위험이 적다. 50대에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가까운 근교로 트레킹도 꾸준히 하고 있다. 가까운 지역의 숲 길을 찾아 검색해서 저장해 두고 주말에 무거운 등산이 아닌 숲길 트레킹을 통해서 걸으면 평지 걷기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자연 속에서 운동하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진다.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느껴서 올해 겨울부터는 헬스장 개인 트레이닝을 통해 아내와 함께 근력 운동도 시작할 거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듣고, 이대로 가면 나중에 걷기도 힘들어질 수 있겠다 싶었다. 근력 운동의 좋은 점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할 수 없었던 동작들이 점점 쉬워지고, 근육도 조금씩 생기는 게 느껴진다. 성취감이 있어서 지속하게 된다.
운동만큼 중요한 게 식단 관리다. 젊었을 때는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식습관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야식도 끊었다. 밤늦게 일하다가 배고프면 과자나 냉장고를 뒤졌지만, 이제는 참거나 과일 정도만 먹는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체중이 줄어드는 걸 보니까 뿌듯했다.
탄수화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밥을 조금 덜 먹고, 대신 채소와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다. 아내가 도와줘서 가능한 일이다.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50대가 되면 스트레스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젊었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금방 회복됐는데, 이제는 오래간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정말 많다. 학생 문제, 학부모 문제, 동료와의 갈등, 업무 과중 등등. 그동안은 그냥 참고 견뎠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가장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은 운동이었다.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산책을 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운동을 하면 일주일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 취미 활동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독서, 음악 감상 등. 특히 책을 읽을 때는 일상의 걱정들을 잊을 수 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젊었을 때는 밤새워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제대로 못 자면 다음 날 컨디션이 엉망이다. 그래서 수면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단 잠자리 환경을 개선했다. 침실을 어둡게 하고, 온도도 적절하게 맞췄다. 침대와 베개도 바꿨다. 처음에는 "이런 걸로 차이가 날까" 했는데, 확실히 다르다. 잠들기 전 루틴도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우유를 마신다. 책을 조금 읽기도 한다. 이런 루틴을 반복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잠이 온다. 낮잠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점심 먹고 15-20분 정도 잠깐 자면 오후에 피로가 덜하다. 너무 오래 자면 밤에 잠이 안 오니까 시간을 조절한다.
50대부터는 정기 검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생기고 나서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게 훨씬 낫다. 기본 건강검진 외에도 필요한 검사들을 추가로 받고 있다. 대장내시경, 위내시경, 경동맥 초음파 등. 비용이 좀 들어도 건강을 생각하면 투자할 만하다.
몸 관리만큼 중요한 게 마음 관리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하이 텐션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젊은 에너지를 얻는다. 큰아들, 둘째와의 대화도 소중하다.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외모에도 신경 쓰려고 한다. "나이 먹었으니까 대충 입어도 돼" 하는 생각을 버리고, 나름대로 멋있게 입으려고 노력한다. 헤어스타일도 바꿔보고, 새로운 옷도 사본다.
혼자서만 건강 관리를 하면 지루하고 포기하기 쉽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늘리고 있다.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한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니까 재미있고, 서로 격려도 받는다. 혼자서는 힘들어서 포기했을 운동도 함께하면 끝까지 할 수 있다.
요즘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 많다. 50대라고 해서 이런 기술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스마트워치를 사서 쓰고 있다. 걸음 수, 심박수, 수면 패턴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운동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재미도 있다. 건강 관리 앱도 활용하고 있다. 운동 기록, 식단 기록, 체중 변화 등을 앱으로 관리한다. 그래프로 변화를 볼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된다. 유튜브의 운동 영상들도 자주 본다. 50대를 위한 운동, 스트레칭, 요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서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혼자서 건강 관리를 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다행히 우리 가족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서로 도와주고 있다. 아내와 함께 매일 산책을 한다. 혼자서는 귀찮아서 안 나갔을 때도 아내가 있으니까 나가게 된다.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소중하다. 식단 관리도 아내의 도움이 크다. 건강한 식재료를 함께 사 오고, 요리 방법도 바꿔주고, 나의 변화를 격려해 준다.
50대 중반, 솔직히 몸의 변화가 느껴져서 걱정도 되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하면 충분히 건강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하루아침에 몸이 바뀌지는 않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은퇴 후 20-30년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 지금부터 하이 텐션을 유지하며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함께 건강한 은퇴를 준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