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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 Mar 07. 2024

작별

시 감상


작별

 


눈물은 마실수록 목이 마른데

냄새도 나지 않아

목소리도 얼굴도

봄을 맞은 눈이 되어 흩어져

밤이 되면 다시 만나자

하루의 끝까지

커피 한잔과 한권의 책이면 충분해


기억할수록 가슴이 뜨거운데

구멍이 메워지지 않아

새벽이 꿈을 쫓아내지 않는 방법을

누가 알려준다면

태양이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과 내일 사이에서 만나자


빛바랜 추억을

부디 네가 기억했으면

그 시간 속에 가둬진 나를

부디 네가 발견했으면

흘러넘치는 마음을

돌려줄 방법을 몰라도 괜찮아

달그림자 밑에서 만나자


잃어버리지 않도록

손가락에 매듭을 묶을거야

목소리를 들려줘

몇번이고 말을 걸어야지

있잖아,

사실은 알고있어

이대로 다시 볼수도, 닿을수도 없지만

계속 눈을 감고 헤엄쳐


꽃이 지고 가지가 흔들려도

눈을 뜰 수 없어

고요함 속에 얕은 숨을 내쉬고

어둠속에 손을 더듬어

어렴풋한 미소를 그리며

나는 밤이 되어

한마디를 위해

너를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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