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그럴 때가 있어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 때 있잖아
아무런 연관도 없는 것들 사이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생각
그냥 그럴 때 말야
길을 걷다가도 문득
음악을 듣다가도 문득
차를 마시다가도 문득
그럴 때마다 아무 말도 못했어
보고 싶다는 말을
사랑한다는 말을
매 순간 그립다는 말을
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은
내 안의 울림에서
네 안의 파동으로 닿지 못했지
그대도 그럴까 생각하다가
바보같이 정말 바보같이
그대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는데
내 맘이 민들레꽃씨처럼 동실동실 떠다녔던 거야
눈물 나게 보고 싶다고
늘 사랑하고 있었다고
애타게 그리웠다고
말해도 될뻔했어
이미 그대는 내 맘을 알고 있었을 테니
그대는
가까이도
멀지도 않게
그대로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사랑이 거기 있었던거야
그대를 그리며
슬픔이라 여겼던 모든 것은 기쁨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