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흔적이 있는 사람
여름은 끝없이 타오르고 아스팔트 바닥은 일렁인다. 식지 않을 것 같은 열기. 식지 않는 것은 없고 영원한 것은 없다. 지겨운 여름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고, 또다시 영원할 것 같은 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오늘의 여름을 그리워할 것이다. 하지만 영원하다고 믿고 싶은 것은 있다. 사랑이다. 오늘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사랑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사랑이라는 것을 잘 표현하는 사람은 그만큼 많이 받아왔기에 그것이 당연한 것이다. 사랑을 숨기지 않고 그저 주는 것에 아무렇지 않은 사람. 사랑이라는 단어를 아름답게 입에 올릴 줄 아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부럽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 충분한 애정을 받고 그만큼 충분한 사랑을 느꼈다. 물론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사랑은 왜 항상 뒤늦게 알게 되는 걸까. 보답할 시간을 놓친 후에 알게 되는 사랑은 소중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프게 느껴진다. 나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유난히 사랑받은 티가 나는 사람이 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맘껏 표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느껴진다. 상대방의 마음을 잘 느끼는 사람, 그리고 더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나는 뒤늦게 내가 받았던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으로서 앞서 말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사랑을 잘 표현하지도 못하고, 받는 것조차도 잘하지 못한다. 사랑이라는 것을 참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조금 더 상대방의 눈빛을 마주칠 걸, 조금 더 상대방의 말에서 사랑을 골라낼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20대 후반이 되어버린 지금,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예전보다는 훨씬 사랑의 티가 나는 사람이 되었지만, 지나가버린 사랑이 떠오를 때에는 갑자기 작아져만 간다.
나에게 사랑을 표현해 준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고맙다. 답이 돌아오지 않을 사랑들을 예쁘게 포장하여 여러 방법으로 나에게 사랑을 던져준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미웠던 상황들도 많았지만 기억은 미화된다고 했던가, 이제는 그런 상황들 조차 사랑으로 느껴진다.
건조한 사막 같은 나의 마음과 무뚝뚝한 나의 성격 위로 반짝거리는 물과 빛을 쬐어주었던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힘들어도 힘껏 웃을 수 있는 사람.
울고 싶을 때에는 힘껏 울 수 있는 사람.
사랑을 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는 사람.
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