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우리 집에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그 방울토마토는 아빠가 취미로 시작한 첫 농작물이었다.
총 5그루를 3그루 2그루씩 나눠서 심었다. 3그루가 심어져 있는 화분은 베란다 창가 쪽에 놓았고, 2그루가 심어져 있는 화분은 그 안쪽에 놓았다. 며칠 전에 한 그루의 방울토마토에서 3개의 초록색의 열매가 맺히고 며칠이 지나 오늘 드디어 한 개의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그것을 보고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평소에 방울토마토들을 열심히 돌봐주시고 매일 아침마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할머니에게 보내드렸다. 놀랍게도 할머니는 우리보다 일찍 그것을 보았다고 하셨다.
오늘은 약속이 있어 아침 일찍 외출을 하고 또 작업실에 있다가 집에 늦게 들어갔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할머니가 방에서 나오시더니 나에게 토마토가 내 것만 열렸다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3그루 2그루씩 심어져 있는 화분에 할머니가 이름을 지어주셨다. 하나는 우리 언니의 이름 그리고 하나는 나의 이름으로 지었다. 그런데 내 이름으로 지은 ‘기연이’ 화분에만 토마토가 열린 것이다. 그 말을 하고 싶으셔서 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기하다며 신나게 얘기를 해주셨다. 나는 작게 열린 방울토마토보다 그 작은 친구를 보며 귀여워하고 그 모습을 신기하게 그리고 신나 하시는 할머니가 더 귀여워 보였다. 원래는 그 한 알을 할머니에게 다 드리려 했지만 할머니는 그 작은 한 알을 네 식구가 같이 나눠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일 해가 뜨고 낮이 되면 출근을 한 언니를 제외하고 셋이서 방울토마토를 나눠먹기로 했다. 작은 무언가가 이렇게 큰 감동을 주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게 참 신기하다. 그리고 우리 할머니는 귀여우시다.
추가
3개의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우리 가족은 먹지 못했다. 방울토마토는 곧 터질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