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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연 Nov 26. 2024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들

나는 용감한 사람 부자

나의 언니

나는 어렸을 때부터 걱정도 많고 겁도 많은 아이였다. 오죽하면 나의 아버지께서 " 기연이는 사람들 앞에서 맨날 손가락만 빨고 있었어”라고 할 정도였다.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도,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도 모두 무서워했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정말 답답했고, 바보 같았다. 그래서인지 항상 말이 많고 원하는 것을 눈치 보지 않고 말하는 나의 친언니가 때때로 부러웠다. 언니를 짧게 소개하자면 나와 1살 차이가 나고, 신기하게도 성격이 정반대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언니는 모든 것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인 반면에 나는 내가 손해를 보고 답답해도 절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20살이 되면서 나의 고집이 생기고 지조가 생기면서 사실 언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언니는 항상 나의 욕구를 대리 만족시켜 주었다. 예를 들어서 문방구에서 불량식품을 먹고 싶은데 말을 할 수 없어 손가락을 빨고 있을 때, 언니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먹고 싶으니 사달라 라는 말을 뱉었다. 1 + 1 개념으로 아빠는 못 이기는 척 언니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나의 손에도 함께 쥐어주셨다. 어떻게 보면 기회주의자라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에는 언니에게 정말 고마웠다. 이제는 우리 모두 20대 중반이 되어가서 이런 일들은 없지만 어릴 적 언니는 나에게 답답함을 뚫어주는 뚫어뻥 같은 존재였다. 이런 나도 언니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우리가 유치원 때였을 것이다. 언니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고장이 난 것이다. 언니는 덜컥 겁을 먹고 울먹이기 시작했고, 그 순간 나는 침착함을 발휘해서 비상버튼을 누른 뒤 경비아저씨에게 "여기 몇 동 엘리베이터인데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안 움직여요. 도와주세요"라고 용기 있게 말했다. 그 후 엘리베이터가 고쳐진 후 언니는 엉엉 울었고, 나는 울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평소에는 내가 눈물이 많은 편이고 언니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울지 않는데, 그 상황에서 언니와 나의 눈물샘이 바뀌었는지 언니가 너무 슬프게 울었다. 이 사건은 아주 드문 일이라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또렷하게 기억해내고 있다. 언니의 활력과 담대함 나의 조심성과 침착성이 합쳐지면 어떤 것도 무섭지 않다.


 나의 친구

나는 사실 친구가 별로 없는데 나의 몇 없는 친구들은 다 멋있다.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내 친구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보다 내 친구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 얼마나 생활력이 뛰어난지를 자랑해라” 그래서 이번엔 나의 소중한 친구들 자랑을 좀 해보려 한다. 우선 나의 가장 친한 친구 D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이다. 이 친구는 피아노 전공인데, 가녀린 손목으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한다. 사실 내가 낯간지러운 말을 잘하지 못해서 평소에는 말을 안 하는데, 이 친구는 정말 잘한다. 욕심도 많고, 그만큼 고민도 많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고민을 하는 모습이 멋있다. 참고로 D 씨의 졸업공연에 갔었는데, 기특해서 눈물이 고였었다. 본인의 졸업공연도 아닌데, 심지어 부모님도 아닌데, 왜 내가 울었었는지 참 의문이다. 이 친구의 자랑을 또 하자면, 나와 여행을 가도 절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여행을 가면 절교한다는 말이 있는데, D 씨와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여행을 가서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다. 둘 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지 않아서 그런지 무엇이든지 “허허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긴다. 내가 실수를 하던 D 씨가 실수를 하던 “허허 거 참 웃기는 친구네” 이러고 넘긴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거다, 서로를 보면 그냥 어이가 없고 하는 행동이 그냥 웃기는 사이. 이렇게 서로 바라는 것 없이 그 자체로 의지가 되는 친구이다. 하지만 D 씨와 약 8년 정도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싸운 적이 1~2번 정도 있었다. 그때도 그냥 “허허 그랬구나 미안하다” 이런 느낌으로 대화를 하고 화해를 했던 것 같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전화를 켜놓고, 가만히 있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이런 관계가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가끔 소중함에 대해 무뎌져서 그 사람이 당연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번째 친구는 Y 씨다.  친구를 소개하자면  친구 중에서 호불호가 명확한 친구이다. 성격이 모호한 나에 비해서 Y 씨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분명히 해서 일을 깔끔하게 끝낸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동경심이 생기는 것은 맞는  같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Y 씨를 동경한다. 예를 들어서 나는 모든 말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배려에 배려를 얹어 어떻게 보면 부담스러운 배려를 해버리는데, Y 씨는 배려를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아주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 말하자면, 성공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욕심만 있으면 칭찬이 아니겠지만, Y양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열심히 달리고,  항상 좋은 성과를 얻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높다.  친구와도 고등학교 때부터 우정을 이어와서 8 정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와서 더욱더 자주   있게 되었다. 20살이 넘어가고 성인으로,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항상 Y 씨를 진심을 다해서 응원한다. 같은 분야여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열심히 하는 사람만 보면 그렇게 혼자 응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 신기하게  친구와도  번도 싸운 적이 없다. 항상 잔잔하고 웃기는 일상들과 드문드문 들려오는 근황들이  비법인  같다, 이야기를  때에도 묵묵히 들어주고 말하는 것을 반복하며 서로의 이야기 주머니가 되어준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지루한 이야기를   있다는 , 그리고 상대방의 지루한 이야기도 나에게는 재미있게 느껴지는 , 그런 사이를 가질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나의 아빠

우리 아빠는 나의 최고의 선생님이자,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이 글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담길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하나씩 써보려 한다. 나의 꼼꼼함과 예민함, 조심성은 모두 아빠에게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아빠는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실행하는 엄청난 계획형 사람이다. 나는 아빠가 일을 미루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회사일이던, 가족의 대장으로서의 역할 어느 하나 놓지 않고 치열하고 부지런하게, 우리에게 사랑을 나누어주셨다. 어릴 때도 주말이면 나와 언니의 손을 잡고 함께 영화를 보러 가 주었고, 잠들기 전에는 항상 이솝이야기라는 책을 읽어주셨다. 나는 아직도 아빠가 가끔 글을 읽으실 때 예전의 잠자기 전 들었던 그 목소리가 생각이 나서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사실 나의 꿈을 가장 지지해 준 사람도 바로 아빠이다. 소심한 성격에 말도 잘 못하는 애가 용기를 내어서 음악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얘기를 했어서 그런지, 아빠는 언제나 나를 지지해 주고 자랑스러워하셨다. 우리 언니와 나 모두 예체능을 전공했는데,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 생길 때마다 아빠는 우리와 함께 학교를 한 번씩 가보고 그 주변에서 데이트를 했다. 사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아빠는 우리의 꿈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게 그렇게 잠깐이라도 몸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23년 동안 아빠는 나를 함부로 대했던 적이 없었다. 철이 없는 학생 때는 혼이 나기도 했지만, 아빠는 언제나 나의 의견을 중요시 여겼고, 언제나 귀를 기울여 존중해 주었다. 지금은 아빠도 나이가 드셔서 고집이 많이 생기셨지만, 나의 고민을 들어주실 때만큼은 언제나 좋은 조언을 해주시고 마지막에는 나를 항상 믿어주신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이지만, 나는 아빠의 그늘이 너무나 큰 나무처럼 든든하고, 안정감이 있다.


이렇듯 나는 소심하고 겁도 많고 사람들도 무서워하지만 용감하고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 언니에게서는 자유로움을 친구들에게서는 이해와 용기를 그리고 아빠에게서는 꼼꼼함과 자상함, 인내심을 배웠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에게서 대가 없는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넘칠 듯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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