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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연 7시간전

울퉁불퉁 스릴 있는 프리랜서

불안정한 길 위에서의 드라이브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쓴다. 나는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꽤나 자유로운 환경이라 손님이 없을 땐 이렇게 앉아서 잡생각에 빠지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내가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된 건 순전히 돈벌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21살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새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역사 내에 있는 테이크 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카페 공고가 떴고, 초보자도 가능이라길래 지원을 했다. 다행히 면접을 볼 수 있었고 그곳에서 약 반년을 일했다. 좀 더 하고 싶긴 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식당이나 사무실 등등의 알바를 했지만 카페만큼 재미있지 않았고, 좀 힘들더라도 카페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사람을 좋아하진 않지만 손님들을 상대하는 어려움보다 디저트를 만들고 음료를 만드는 일에 대한 즐거움이 훨씬 컸기 때문에 손님에 대한 스트레스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21살에 시작한 카페알바가 벌써 5~6년이 되었다. 물론 한 곳에서만 일한 것은 아니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일을 했다. 평균적으로 2년 정도씩 했던 것 같다. 나는 이 일이 내 생활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투잡을 뛴다. 처음에 투잡을 시작했을 땐 레시피가 헷갈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었는데 오래 이 직업을 하다 보니 융통성 있게 잘 외워지고 몸에 배었다.


투잡을 하다 보니 웃픈 일화도 있었다. 오전에는 작업실 근처 카페에서 일을 하고 오후에는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했었는데 같은 동네이다 보니 오전에 만난 손님을 오후에 다른 카페에서 또 만났던 일이 있었다. 손님은 힘들지 않냐며 물으셨고 난 매일 이렇게 일하는 것은 아니라서 괜찮다는 말을 건네며 머쓱하게 웃었다.


20살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이제는 나의 필수가 되었다. 아무래도 프리랜서이다 보니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 어느 때는 넉넉하고 어느 때는 찢어지게 텅텅 빈다. 그렇기에 나에게 아르바이트는 좋은 환풍구이자 돈줄이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음껏 만들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친구들은 나를 보며 언제까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겠냐고 묻지만 그때까지 생각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나는 지금 이 순간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안정만 찾으면 충분히 행복하다.


물론 가끔은 새벽 감성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수면 위로 떠올라서 나를 괴롭힐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애써 모른 척한다. 고민해서 나아질 계획이 나에게 있었다면 실천할 노력을 할 텐데 그걸 계획은 나에게 없다. 안정적인 일상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애써 모른 척 한 미래는 점차 다시 사그라든다. 그리고는 ‘일단 내일부터 잘 살고 잘 챙기자’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난 20대가 되고 난 후 한 번도 안정적인 삶을 산 적이 없다. 20살부터 걸어온 울퉁불퉁하고 규칙적이지 않은 프리랜서의 삶은 처음엔 괴롭고 불편하고 불안했지만 이제는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나름대로 아끼면서 그렇게 산다. 가족들이 나를 가끔 불안해하는 것 같지만 내가 열심히 사는 것을 안다. 그걸 알아주기에 나를 믿어준다. (때때로 걱정의 잔소리가 들려오기는 한다.) 이것만큼 큰 축복이 있을까.


내가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인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에서 본 이야기인데 ’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라는 구절이다. 안정적인 삶은 나를 안일하게 만든다. 끝없는 꿈을 꾸고 실천하고 싶은 나에게 도전은 항상 함께 있는 친구이고 도전의 친구는 불확실함이다. 도전과 불확실함은 나를 더 뚜렷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난 불안정한 삶에서 평생 살고 싶다.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게 우리 함께 불안정한 길을 스릴 있게 가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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