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

역시 세계 최고의 관광지

by 늘근엄마골골여행

제일 싼 에비앙을 하나 사들고 드디어 콜로세움 내부를 간다.

사실 야경을 찍고 싶었으나 야경이 별도로 8시 입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일찍 가서 밤까지 계속 머무르면 되는 줄 알았다.

40분 땡볕에 티켓 줄 서서 야경표 사려고 했더니 동절기(더웠어도 11월)는

매주 목요일 8시 입장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ㅜㅜ

난 무엇을 예습한 것이냐... 그런 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는데...

내가 티켓을 사려는데 안내원이 카드로만 결재되는데 뒤 어떤 사람이 현금만 있어서 내가 현금을 받고 카드를 대신 내 것으로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영어 말은 못 해도 그런 건 왜 알아듣는 거냐.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안내원들이 저 서양인에게는 왜 이렇게 친절히 남의 카드까지 빌려달래냐?

동양여자들 착하니까 해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내가 야경표로 바꿔달라고 할 때는 안된다고 하더니...

나도 너희처럼 까칠하고 규정대로 할 테다.

그래서 "NO!" 했다.(하하.. NO.. 하는 용기 외국에서 부려본다!!)

나도 번거로운 거 싫어. 내가 여기까지 와서 호구당할까 보냐..(한국여자인 거 모르겠지?..)

괜히 심통을 부렸나? 아.. 민간 외교관인데... 하면서 살짝 후회를...

어쨌거나 예약 사이트보다는 현장예매가 조금 싸다.(40분 줄 서야 하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지만)

치사한 것이 나중에 4시에 쫓아낼 때 화장실 닫는다고 협박(?)하는 안내가 너무 웃겼다.

그것을 알아듣는 나는 역시 화장실 마니아.


들어가자마자 잘 안 보이는 구석에 엘리베이터를 찾아서 꼭대기까지 주욱 올라갔다.(럭키비키였다.)

4명씩만 탈 수 있는데 난 1명이라 빨리 탐.

한적한 꼭대기 층 그늘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볼 게 없어서 한 충씩 내려갔다.

현재 시간이 1시니까 바깥 야경이라도 찍으려면 해질 때까지 몇 시간을 버텨야 하냐.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사람구경 콜로세움 구경... 몇 바퀴를 돌면서 이제 구조를 외우겠다 질리는 순간 기념품 점에서

비싸고 예쁜 거 마구 사고 (분노 쇼핑) 좋아라 함.

아레나는 지하 동굴이라서 폐소증 때문에 포기.

안경을 세워놓고 셀카를 찍는데 또 어느 친절한 연인이 찍어준다고 해서

"O.K."하고.. 핸드폰 받쳐주는 내 안경을 콜로세움에 기부하고 왔다.

항상 외국인들이 찍어주는 내 사진은 엉망진창이다.

몇 번의 경험 끝에 자기들 찍고 싶어서 나를 찍어주겠다고 하는 술수인 것을 알았다.


내부는 외국인 단체가 많았는데 한국인 단체는 한 팀도 못 봤다.

외국인 가이드 따라다니면서 한번 들리나.. 도전해 봤더니 역시 0개 국어 영어 하나도 안 들린다.

내부를 몇 시간 있다 보니 역시 패키지여행은 외부만 보고 가는 한국 관광객이 옳다 싶다.

다큐에서 너무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긴 줄에 많은 인파에 사실 반쪽은 막혀있어서 한 바퀴도 못 도는 내부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생각도 든다.

나 같이 야경 보겠다며 할 일 없이 뱅뱅 시간 때우는 경우 아니고는 벅찬 일정인 듯하다.

7년 전 엄마와 외부 야경만 보고 갔을 때의 기억에 엄마도 내부 보셨으면 좋았겠다...라는 효심이 들긴 하지만.

다 부질없는 생각. 그냥 외부가 더 예쁘다.


한 계단 한 계단 씩 내려가면서 내려가면 다시는 못 올라오겠지?

다시는 못 올 곳이고...

아쉬워서 눈에 담고 똑딱이 카메라에 담고 핸드폰 동영상으로 담고...

본체는 작은 캐논 2이지만 렌즈는 큰 L렌즈(암튼 좋은 거)라서 사람들이 자꾸 쳐다본다.

뭐 어쩌라고.... 큰 카메라는 못 들고 다닌다고.


층마다 반 바퀴 도는데 30분이면 넉넉... 아싸 또 기념품 가게 있다,

1층에 내려와서 허무하게 앉아서 쉬는 중... 4시에 벌써 그 화장실 닫는다고 나가라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3시간쯤 머물렀는데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면 포로로마노 쪽에서 나오는 인파들과 섞여서 일행들과 헤어지기 좋은 시스템인데 나는 혼자라 참 이럴 땐 편하다.

잠깐 앉아서 사람 구경도 하고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도 해보고...

이쯤 되면 허리는 산통과 가까운 통증으로 가득 차 있지만 내가 누구냐 배달의 민족.

버티자.... 로마까지 왔는데 바깥 야경이라도 오늘은 꼭 질리게 사진 찍어 보리라.

해가 넘어가고 있고 나는 야경 촬영장소를 안경도 없이 침침하게 찾아 헤매어본다.

아주 좋은 장소는 역시 사람이 많다. 뷰포인트는 이미 젊은 이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찾기 쉬웠다.


열심히 찍고 있는데 어느 아랍계 청년들이 내 카메라로 자기들을 찍어 달라고 한다.

이 얼토당토 안 한 요구에 여기서도 난 NO를 해야 했는데 야경이 너무 예뻐서 찍어주고 싶었다.

그들의 인스타로 보내주고 땡큐 한마디 듣는 게 전부였지만 뭐 내 렌즈를 보고 나를 사진 찍는 사람으로 봐준 선물이다.이것도 여행의 일부이니까...

아까 낮에 NO 하던 까칠한 여자가 콜로세움 야경 찍고 나니 착해졌다.

뭔가 이 로마 여행에 임무를 완수했다는 안도감?


콜로세움 야경은 지금 내 영상을 봐도 정말 예쁘다.

파리의 에펠 야경이나 콜로세움 야경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여행이 영상이나 사진을 대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영상보다 허접한 유명지도 너무 많지만...


20241031100503_IMG_1264.JPG
20241031_165737.jpg
20241031_173045.jpg
20241031_164422.jpg
20241031_163645.jpg
20241031101648_IMG_1282.JPG
20241031_162239.jpg
20241031_172836.jpg
20241031_193113.jpg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1화카피톨리니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