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n kitchen]
집에서 많은 요리는 하는 나에게 음식 재료 구입과 보관은 늘 신경써야하는 부분이다.
대부분 일주일치 만큼의 장을 보지만, 구입한 재료를 며칠안에 사용하지 않고 1-2주 냉장고에 묵혀두는 일이 종종 생긴다. 바쁜 날들이 이어지다 보면, 금방 먹을 줄 알고 냉장고에 보관했던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재료를 소비하는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채소는 수분을 잃어버려 흐물흐물해지거나 색이 바래버리기도 한다.
재료의 신선도는 그 자체로 요리의 맛과 영양을 좌우한다. 식감과 색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선한 재료는 맛이 훨씬 또렷하고 풍부하다. 힘있게 살아있는 허브,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생생한 맛과 향은 가공식품이 절대 따라올 수 없다. 자연스러운 단맛, 선명한 색, 아삭하거나 부드러운 식감은 신선한 재료만의 장점이다. 신선한 고기 역시 고기 본연의 깊은 맛과 풍부한 육즙, 부드럽고 탄력 있는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요리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색감도 선명하고 윤기가 돌며, 좋은 향이 살아 있어 적은 양념만으로도 깊고 자연스러운 맛을 낼 수 있다.
영양 면에서도 신선한 재료가 훨씬 뛰어나다. 오랜 보관 과정에서는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파괴되기 쉽다. 특히 단백질 재료는 더 민감하다. 고기나 생선은 냉장 보관 중에도 시간이 지나면 맛뿐 아니라 식감도 떨어지고,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진다.
예전에 대형 마트에서 닭고기를 샀을 때 심한 닭 냄새를 느낀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아는 냄새이지만 불쾌한 냄새. 보관이 잘 된 신선한 닭에서 그런 종류의 냄새는 거의 나지 않는다.
가끔 한국 요리 레시피를 보면 닭 냄새 제거를 위해 우유나 밀가루물에 담그라는 조언이 많은데, 내 생각엔 조금 신선하지 않은 닭을 전제로 한 팁이 아닐까 싶다. 정말 신선한 닭이라면 그런 냄새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는 느끼지 못 하는 한국닭만의 냄새가 있는걸까?)
단백질 재료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식중독 위험도 커지고, 조리해도 냄새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신선한 재료를 고르고, 가능한 한 빠르게 사용하고, 보관도 신중히 해야 요리의 맛과 영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특히 제철 식재료는 가장 맛있고 영양도 풍부하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면 신선도, 영양 맛은 물론 환경과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