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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반..기대 반..여름 달리기

[Run & breathe]

by Mindful Clara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텍사스의 여름은 정말 뜨겁다.
5월 중순인데도, 오늘은 온도가 섭씨 38도까지 오를 예정이다. 아직 매일 그런 건 아니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려는 기운이 느껴진다.

높은 온도와 뜨거운 햇볕 때문에 여름달리기는 쉽지 않다.

낮기온은 42~43도까지 오르기도 해서, 밤이 된다 해도 쉽게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저녁 러닝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더워도 뛰는 사람은 뛰지만...)
그나마 가장 시원한 시간은 해 뜨기 직전의 이른 아침이다. 그때가 나의 유일한 달리기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조차 공기는 뜨끈하고, 상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땀은 줄줄 흐르고, 해가 뜨는 순간부터는 그저 ‘뜨겁다’는 느낌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 해 동안 달리기를 해오며 가장 선명하게 나의 기억속에 남는 것은, 여름에 뛰었던 순간들이다.
한여름에 장거리를 뛰어야 하는 날이라, 해도 뜨기 전 친구들과 어두운 길을 달렸던 기억.
너무 더워서 놀이터 급수대 등,마주치는 물은 다 마셨던 기억. (7월의 어느주말. 그날 뛰면서 마신 물이 거의 3리터는 되었을거 같다..)
너무 힘들어 말 한 마디 없이 앞만 보고 달리던 친구들과의 기억도 또렷하다. 땡볕 아래서 다함께 이리저리 많이도 뛰어다녔다.


다가오는 여름이 솔직히 걱정된다.
하지만 그런 추억을 떠올릴 때, 여름 달리기가 그렇게 나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힘든 시간이라서 더 오래 머릿속에 남고, 결국에는 나를위한 유익한 활동이었기에 긍정적인 기억으로 미화된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여름엔 또 어떤 추억이 만들어질까?
두려움 반, 기대 반.. 여름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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