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

[Clean kitchen]

by Mindful Clara

요즘 나는 내 평생 어느때보다 집에서 많은 밥을 해먹고 있다.

예전에는 종종 외식을 했었다. 서울에서 자랄 때도, 미국 대도시에 살 때도 밖에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기에 자주 외식을 즐겼다. 유학생 시절엔 돈에 여유가 많지 않아서 못 먹었지, 바깥 음식이 크게 불만이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은 미국 남부의 교외 지역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선 제대로 된 외식을 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미국 교외 지역의 음식 문화는 큰 도시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차 중심의 생활 구조, 낮은 인구 밀도, 프랜차이즈 식당의 우세,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 부족 등이 그 이유다.

다양한 음식점을 찾아 걷기 좋은 동네도 드물고, 개발 구조상의 이유로 또는 적은 수요로 인해 소규모 식당이 자리를 잡기 어려운 환경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미국의 물가는 엄청나게 올랐다.(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거 사람의 서비스가 조금이라도 들어간다면, 음식의 퀄리티와 관계없이 가격은 크게 상승한다.


가끔 주말 외출 중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이 함께 있어서 나름 신중하게 리뷰를 보고 고른 음식점들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한참은 못 미치는 일이 많다.

무엇보다 맛이 없다. 기대치가 낮아진 지 오래인데도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다. 가격은 점점 올라가고, 예전 같으면 기분 전환이나 편의성 때문에 어느 정도 눈감아 줄 수 있었던 건강에 대한 걱정도 이제는 그냥 넘기기 어렵다. 게다가 체인레스토랑 일색이라, 분위기마저 특별하지 않다.

맛, 건강, 분위기, 가격—그 어떤 요소도 만족스럽지 않다 보니, 외식을 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곳에는 패스트푸드점이 정말 많다. 처음엔 외출중인 사람들이 잠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용도인 줄 알았다. (어린시절 패스츠푸드에 대한 나의 경험이 그랬었기 때문에...)그런데 교외 지역 사람들에겐 집에 있다가 일부러 차를 타고 나가 드라이브스루로 포장해 온 패스트푸드를 저녁 식사로 먹는 것이 아주 흔한일이다.

이 곳 사람들의 다양하고 섬세한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큰 예이다.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해 앉아서 먹는 식당에 가면, 네 가족 식사 비용이 120-150달러는 훌쩍 넘는다. 그렇다고 아주 맛있거나 만족스러운 곳도 아니다. 별다른 특색없는, 어느정도 깔끔한 체인 레스토랑 정도이다.

결국 남는 선택지는 집밥이다.

특히 아이들이 생기면서 이 결정은 더 확실해졌다. 아이가 매일 먹는 밥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으니,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어졌다. 나이가 들어가며, 나와 남편을 위해서도 좋은질의 음식이 중요하는 것을 늘 느끼고 있다.


음식점에서 이익 증대를 위해 사용하는 저렴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사먹는 대신, 내가 손수 고른 식재료를 사용하며 음식을 만들어 먹는게 결국은 엄청난 이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건강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결국, 잘 관리한 건강이 금전적인 이익으로 연결된다.)

좋은 재료에 정성 한스푼 더해서 요리하니 음식맛 역시 밖의 음식과 비교할 수 없다.

처음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집밥에 더 열심을 내게 됐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이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

건강, 비용, 맛—가끔은 분위기까지 포함해서 생각해 보면, 역시 집밥이 최고다.


"여러분이 외식을 줄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외식을 줄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keyword
이전 24화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한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