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한 시대

[Life journey]

by Mindful Clara

나는 건강 요리를 하는 사람이다.
요리를 하면서 늘 느끼는 건, 건강을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바로 ‘매일 먹는 식사’라는 것이다.
누가 그렇게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스스로 하게 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는 대부분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영양 보조제도 아니고, 다른 무언가도 아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많은 음식을 먹고, 그 음식이 우리의 살과 뼈, 모든 부분을 만들어 낸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매일 보고 있다. 그러니 음식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관찰을 즐기는 편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먹는지, 무엇을 먹는지, 왜 이런 음식을 먹는지, 그 식습관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주 유심히 본다. 그 결과, "아, 저 사람은 저런 식습관 때문에 이런 건강적인 문제가 있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정말 많은 의문이 생겼다. 처음 접한 미국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한국에서는 다이어트 소다라고 해봤자 콜라와 사이다 두 종류뿐이었는데, 여기에는 거의 모든 음료가 '제로 칼로리' 버전으로 존재했다. 처음엔 신기하고,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냐?’라는 생각을했다.

하지만 곧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공부를 해보니 그 정체는 바로 화학 감미료였다.

비만인 사람들도 대부분 제로칼로리 음료를 마신다. '근데 왜 살이찌지?' ..

음식에 대한 질문이 머릿속에서 끊이질 않았다.


슈퍼에 갔을 때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어떤 우유는 6달러가 넘고, 다른 브랜드의 우유는 2달러도 안 한다.
그 차이가 궁금해서 또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유를 제공하는 소가 자라는 환경부터 모든 것이 달랐다.

우리가 먹는 유제품이나 고기 역시 마찬가지다. 가격 차이는 단순한 상표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이 어떤 환경에서 길러졌는지에 달려 있었다.


2009년의 미국에서는 이런 차이가 한국보다 훨씬 심했다. 좋은 것은 정말 좋았고, 나쁜 것은 너무도 나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저렴한 가공식품을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가공식품이 건강식처럼 포장되는 일도 허다했다.

안타까운 건,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궁금해하지도 않고,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식품 회사들은 오로지 이익을 위해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은 아무 의심 없이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 결과, 식품 회사는 점점 더 교묘해지고, 소비자들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예전의 한국에서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식품과 식재료가 비교적 안전하고, 몸에 좋은 것들이 많았다. 식품에 굳이 유기농이나 특별한 표시가 없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고 소비했으며, 사회적으로 국민건강은 큰 이슈가 아니었다. 소비자들은 의심 없이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었고, 그만큼 재료 자체의 품질과 안전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이제는 유전자 변형 식품과 각종 화학물질이 식품 속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소비자를 속이는 방식도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이제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보고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나는 병원에서 받은 약도, 내 몸의 경험과 약에대한 공부를 해 봤을 때 필요 없다고 느껴지면 다 먹지 않는다. 그 예로 몇 년 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위산 억제제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내 소화불량의 원인은 추위에 굳은 몸과 스트레스였다. 위장/가슴/배 마사지와 휴식을 통해 회복되었다. 결국 약은 100달러나 주고 받았지만 3~4알만 먹고 그만두었다. (브랜드 약은 엄청나게 비싸다..)위산을 왜 억제해야 할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약을 안먹고, 현대 의학을 못믿고 그런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경험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감기만 걸려도 항생제를 처방해주는 현실, 정말 도움이 될까? 사실 단순히 열이 나는 감기에는 항생제가 필요 없다는 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물론 많은 의사 분들이 문제의 근본을 치료하려 하기도 하고,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때로는 ‘처방을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 속에 불필요한 약이 나오는 일도 많다.

어떤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봤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살 때는 100가지 질문을 하면서,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할 때는 의사의 말만 믿고 결정한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슬프게도 의료도, 식품도 결국 하나의 산업이다. 이익을 내야한다. 내 몸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내가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공부해야 한다.

요즘 시대에는 그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가끔 YouTube 건강관련 채널들에서 부정적인 댓글을 보게 된다. "당신 말대로 따라 했는데, 문제 생겼으니 책임져라!" 같은 말들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악의적으로 정보를 퍼뜨리는 게 아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그리고 영향력이 있는 만큼 좀 더 책임감있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본인 경험을 통해 그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효과를 봤기 때문에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정보를 받아들이는 개인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몸도 다르다. 모두가 다른 히스토리를 갖고 있다.


요즘같은 세상에서 유익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그것을 잘 선별하는 능력이 우선이다. 내가 먼저 나를 알고, 무엇이 나에게 이로울 것인가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키워야 한다.


나도 건강/요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약이나 의료 같은 예민한 주제는 아니지만, 이것도 내 생활과 연결된 ‘나의 이야기’다. 내 채널을 보는 사람이 내 생각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채널을 선택해야 한다.

나는 내가 몇 년 동안 경험하고 내몸에 좋았던, 유익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공유할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나의 경험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내 지식을 계속 나눌 것이다.

나는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합리적인 의심과 공부를 하며 작은 선택들을 계속해 나가고있다.

keyword
이전 23화쓸모없는 달리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