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나라 한국
며칠 전 3주간의 한국방문에서 돌아왔다. 다녀올 때마다 느끼지만 한국은 정말 맛있는 나라다. 아침부터 밤까지 어디서든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고, 그 종류와 가격대도 참 다양하다. 5천 원짜리 김밥부터 1-2만원 사이의 한정식/백반, 백화점 식당가의 다국적 트랜디한 메뉴들, 고급 식당들까지...
맛있고, 정갈하고, 빠르고, 센스 있다.
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 교외는 외식을 하기가 쉽지 않다. 웬만한 외식 메뉴는 15~20달러를 넘어가고, 15달러 이하로는 패스트 푸드 수준의 음식밖에 먹지 못한다.
맛과 분위기도 아쉽고, 돈도 비싸고, 건강에도 좋지않다.
그래서 나는 늘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다. 반강제처럼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게 나의 기본 생활 방식이 되어버렸다.
이번 한국 방문 중에 간편식, 배달음식, 포장 식품들을 많이 보게 됐다. 그 수준이 정말 놀라울 만큼 좋아졌다. 예쁘게 담겨 있고, 맛도 좋고, 편리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의 찜찜함을 느꼈다. 몇 번 데워 먹다 보면 '플라스틱 포장지에서 뭔가 나올거 같은데...?' '정제되고 고 가공된 원료들이 참 많이 들어있구나..'
이렇게 편리한 음식들이 몸과 환경에는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내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는 동네 마트다. 그 안에 들어서서 재료들을 구경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와~ 이재료는 이렇게 미국에서 엄청 비싼데 여기서는 너무 상태도 좋고 종류도 많다. 사서 요리에 사용하고 싶다!' '내가 자주사용하는 ㅇㅇㅇ 재료 대신 한국에서는 이걸 사용하면 좋겠다!' 등등....
내 안에 있는 요리 본능이 살아나는 걸 느낀다.
몇몇 과일들과 고기류는 미국보다 비싸지만 많은 종류의 채소는 (특히 버섯... 미국은 종류도 많지않고 상당히 비싸다) 탐날정도로 신선하고 양도많고 가격이 좋았다.
어디에 살고 있든 ‘지금 내가 사는 이곳에서도 할 수 있는 요리가 있다'는 확신이(긍정적인 생각) 가장 중요하다. 장보기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지만, 결국 본인이 적절한 재료를 선택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외식을 무조건 부정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잘 되어 있는 외식 문화는 정말 부럽고, 배달앱 하나면 하루 세 끼도 가능할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만든 밥은 그 어떤 외식도 따라올 수 없다. 깨끗하고 안전한 조리도구,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자유. 이 모든 건 집밥만이 줄 수 있는 가치다.
내가 만든 요리 한 접시가 우리 가족의 건강을 만들고, 내 몸의 컨디션과 기분을 만들어준다.
요리는 나의 건강과 삶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택한 작은 실천이자, 바쁜 세상에서도 나만의 리듬을 지켜주는 도구다.
언젠가 한국에서 더 긴 시간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직접 장을 봐서 내 스타일의 요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서 하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재료와 방식으로 만든 다국적 건강식.
그걸 나의 유튜브 채널에도 함께 공유해보고 싶다.
한국의 좋은 재료들과 내가 가진 아이디어가 만나면 어떤 레시피들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