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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이 특권이 되어가는 시대

by Mindful Clara

요즘 내 머릿속에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그리고 지난 일요일, 뉴욕타임즈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를 마주했다.
"Thinking Is Becoming a Luxury Good."

생각하는 것이 사치품이 되어가고 있다.

깊이 있는 사고 능력(Thinking)이 이제는 특권이 되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는 내가 요즘 주변을 보며 느꼈던 것을 정확히 짚어주고 있었다.
그래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요즘 사회의 현실이 씁쓸하고 무섭게 와닿았다.


내가 보는 현실 – 아이들과 스마트폰

나는 요즘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건, 그걸 별 문제로 여기지 않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다들 있으니까... 안 사줄수가 없어요... 연락을 해야는데..필요해요.. 밖에서 밥을 먹으려면 안 틀어줄 수가 없어요."
초등 2-3학년밖에 되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학원 버스에 올라탄다. 스크린에 완벽히 빠져들어간 모습으로 대화 없이 앉아 있는 아이들..

마트에서 부모가 아이를 꼭 껴안고 스마트폰을 눈 앞에 바짝 대주는 모습, 쇼핑카트에 아이를 태운 채 화면을 틀어주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 (간혹 아이가 너무 어려서 깜짝 놀라곤 한다.), 가족 외식을 나왔지만 모두가 각자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풍경.....


이건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것이 심각한 문제가 될거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잘 못 되었다는 건 알지만, 누구도 멈추지 않는다.


격차 – 먹거리와 같은 구조

기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과 '가공식품'을 비교한다. 이건 정말 정확한 비유다.

사회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일수록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패스트푸드/가공식품을 먹는다.
왜그럴까? 시간도 없고, 돈도 부족하고.....

그 무엇보다도 교육이 부족해서다. 어느정도 나쁘다는 건 알지만, 얼마나 어떻게 나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스크린 사용도 똑같다.


생각할 수 있는 힘 - 계층화되는 특권

‘생각하는 능력’이 이제는 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되었다고...얘기한다.

높은 교육 수준의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3만 불 이상의 학비를 내고 '스마트폰 금지 사립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보육 도우미와 '전자기기 사용 금지' 계약서를 작성 한다.


반면 대부분의 중산층, 저소득층 아이들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따라간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부모가 생업에 바쁠수록 그리고 아이를 제대로 봐주는 사람이 없을수록, 아이들은 장시간 미디어에 노출된다.
하루 4-5시간 이상 (또는 이상으로)아이에게 스크린 타임을 허용하는 것을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다 그렇게하니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되고있다.


건강 요리 채널을 하며 느끼는 것

나는 건강한 요리를 나누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건강과 건강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타 건강관련 유튜브 채널도 보게된다.

요즘에 와서 자주 느끼는 현상은, '어디서 들은 말'만 믿고 다른 곳에 와서 따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생각하지 못하고 그럴듯한 말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고 깊이 없이 반응한다.


씁쓸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어쩌면, 지금이 성공하기 더 쉬운 시대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집중력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이든 아이든 몰입할 수 있는 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이 것을 가진 사람은 점점 더 희귀한 존재가 되어간다.




오늘도 밖으로 나가게 되면, 부모와 아이가 조용히 앉아 각자의 화면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질문은 줄고,

정보는 넘치며,

판단은 피로하기에 남에게 맡긴다.


이 시대에 생각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그 힘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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