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취향은 어디에....
요즘 아이들은 어렵다. 도대체 어디서 연결점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중에서도 나를 가장 의아하게 만들고 답답한 느낌을 갖게 하는 부분은 '너는 뭐가좋으니?' 와같은 취향을 반영한 의견을 물어보는 질문에서 답이 없다는 것이다. '몰라요.'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을 회피?한다.
대단히 신중한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10살짜리 아이에게 '너 나중에 뭐가 되고싶어?'라고 물어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 했는데 일년뒤에 꿈이 바뀌었다고 해서 아이를 나무랄 사람은 없을것이다.
하다못해 '뭐 먹고 싶으니?' '뭐하고 싶니?'와 같은 간단한 선택을 위한 질문에도 스스로 답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건뭐.. 의견을 말하는 것이 예의없다고 배운것 마냥, 답답함에 속이 터진다.
며칠전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시청했다. 하고 싶은게 없는 요즘 아이들에 관한 영상이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의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많은 공부시간을 요구받는다. 초등학교 전부터 방과후에는 학원에 가고, 집에오면 쉬는 의미로 게임과 유튜브를 시청 한다. 수동적으로 긴 시간을 끌려다니다 보니 집에 와서는 능동적으로 뭔가 하고싶은 의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무료하게 화면을 쳐다보며 손가락을 굴린다. 현대사회 어른들의 모습도 그리 많이 다르지는 않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많은 일에 치이다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되면 아무 생각 없이 전화기 앱을 뒤적거리며 순간적인 안정을 찾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지루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늘 스마트폰이 함께 하니까 말이다. 할일이 너무 없어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한심한 생각이든 요상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든 하는 그런 시간 말이다. 내가 가끔 관련된 옛날 경험을 얘기하면 우리 남편은 '라떼토크' 그만 하라며 면박을 주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시간'이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느낀다. 그 무료한 시간을 통해 내 감정을 들여다 볼 여유를 갖게되고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굉장히 생산적이지는 않더라도! 상관없다).
그래서 전문가의 제안은 아이들이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일단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게 되면 전화기를 볼 수가 없다. 몸을 사용한 스포츠/게임 중에는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나 역시 달리기를 할때는 (강제로) 한시간정도 전화기를 볼 수 없다. 집에 앉아 있으면서 한시간 전화기를 만지지 않는건 어렵지만 운동중에 전화기를 보지 않는건 비교적 쉽다. 그 순간에 요구되는 집중력이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우리집 첫째는 5학년이다. 방과후 대부분의 시간동안 운동을 하고 있다. 주중에 매일 평균 2시간 이상 운동으로 시간을 보낸다. 수영과 체조를 배운다. 거기에 가면 친구들을 만나지만 수업중이기 때문에 전화기를 가지고 놀 수는 없다. 연습중에 틈틈이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집에 오면 문자를 주고 받지만 적절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체력 써가며 힘들게 운동 하는데 친구라도 없으면 매우 쓸쓸할거 같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고생 시킨다는 죄책감은 없어도 된다.
미국이라서 환경이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엄마들이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에게 공부위주의 과외활동을 많이 시키고 있다. 플러스 악기 레슨 하나정도. 공부를 핑계로 더 많은 미디어 노출이나 늦은 취침 시간을 허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운동을 많이 시키게 된 계기가 재능발굴이나 운동선수를 만드려는 목적이 아니다. 체력적인 힘듦을 참아내고 도전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 하고싶은 일이 생겼을때 헤쳐 나가기가 훨씬 수월할거 같았다. (공부를 전략적으로 잘 시킬 자신이 없기도 했고...하하...)
실제로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래로 이전보다 많은 생각을 하며, 큰자극이 없는 지루함을 재미로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활동이 많아지고 건강해지면 자신감이 생긴다. 기분이 밝아지고 더불어 주변 사람들까지 즐거워진다.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엑티비티가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세상과 거리를 둘 수 있게된다.
우리딸 역시 '너는 뭐하고 싶어? 뭐가 되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을 하지 않을때가 대부분이다. 집에 있을때면 워치나 전화기를 사용해서 친구들 그룹채팅에 쉬지 않고 참여하길 원한다. 미국아이들 역시 공부도 운동도 안 하면서 전화기와 게임기만 붙잡고 사는 아이들도 많다. 요즘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내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지속적으로 아이의 신체활동을 응원해주며 나 스스로도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지혜롭게 미디어를 절제하고 활용하는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도 능동적인 환경 속에서 작은 생각을 하는 기회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