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깊은 맛을 5분만에 만드는
단단히 체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슥거렸다.
전날 밤에 영화를 보면서 먹은 간식이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
조퇴하고 집에 와서 쓰러져 잤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약을 먹고 온종일 누워있었다. 물 한 모금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속이 안 좋았다. 두통과 몸살과 오한으로 끙끙거렸다.
저녁에 남편이 손을 지압해주니 좀 나아졌다. 내일은 제발 나으면 좋겠단 희망을 안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꿀물!’
몸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생각나게 했다.
꿀물을 따뜻하게 타서 마셨더니 달콤한 기운이 온몸으로 뻗어 나갔다. 살 것 같았다.
무언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무언가 먹어야만 했다. 부드러운 무언가를 먹고 싶었다.
그래 죽. 죽을 먹고 싶었다. 내 몸은 부드럽고 푹 퍼진 죽을 원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죽인 ‘김 죽’이 떠올랐다.
김 죽은 밥 한 공기와 조미김이 있다면 바로 만들 수 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김 죽 만들기
1. 물 2컵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
2. 찬밥 1공기를 물에 넣고 중약불에서 10분 끓여준다.
3. 조미김을 넣고 풀어준다. (싱거우면 소금 톡톡)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쉬운 죽 완성이다~
조미김에는 양념이 되어있어서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싱겁다면 소금이나 참치액을 넣는다. 깨소금이나 참기름을 가미해도 좋다.
김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가지고 있는 식품이다. 양념이 되어있는 조미김은 남녀노소 호불호가 거의 없다. 편식하는 아이도 조미김과는 밥을 먹는다.
김으로 죽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요리를 배우면서 알았다.
김은 끓는 물에 넣으면 후루룩 풀어지면서 밥과 자연스럽게 한 몸을 이룬다.
김 죽에서는 바다의 깊은 맛이 난다.
김 죽 한 그릇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었다.
‘아, 이제 살겠다.’
하루 굶었을 뿐인데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아플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건강’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