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쉬운 오일 파스타

이름도 귀여운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보자

오일 파스타를 처음 먹어본 것은 20년 전쯤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패키지여행이라 식당이나 메뉴를 고를 수 없었다. 가이드는 우리를 현지 레스토랑에 데리고 갔다. 저녁식사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완전히 지치고 배가 고픈 상태였다. 지금까지 데리고 간 곳 중 분위기가 가장 좋은 레스토랑이어서 나올 메뉴가 기대되었다.

양복을 입은 직원이 가져다준 메뉴는 접시 위에 파스타 면이 전부였다. 아무것도 없고 그냥 파스타 면만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접시 위에 소면만 올려준 듯한?

‘설마 이게 다일까요?’

두리번두리번

혹시 소스를 더 가져다주는 건 아닐까?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그 면을 먹고 있었다.

배가 고프니 얼른 먹어보자.

면은 꼬들거리고 기름졌다. 마늘이 씹히고 면에서는 마늘 맛이 났다.

‘이게 뭔 맛이야.’

첫 맛은 이상했다.

패키지여행에서 먹는 모든 식사는 ‘내 피 같은 돈이다’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기내식까지 남김없이 먹었다.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면 이 파스타는 안 먹었을거다.

평소 먹었던 스파게티 면보다 딱딱하고 꼬들거렸다. (나중에 알았는데 유럽인들은 우리보다 면을 딱딱하게 먹는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소화를 못 시켜서 체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므로 한 입 한 입 꼭꼭 씹어 먹었다.

씹다 보니 면의 맛에 집중하게 되었다. 씹는 식감이 좋았다. 면은 씹을수록 고소했다. 입안 가득히 마늘 풍미가 번졌다. 마늘 맛이 아닌 향이었다. 

한 입 한 입 씹을수록 파스타의 맛은 깊어지고 맛있어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줄어드는 파스타가 아쉬웠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내가 먹은 것이 ‘알리오 올리오’인 것을 알았다. 이름도 귀여운 ‘알리오 올리오’는 마늘과 올리브유가 주재료이다. 이름 그대로 알리오는 마늘, 올리오는 올리브유다. 

레시피를 찾아보니 만드는 방법이 매우 쉬웠다.

파스타를 삶아놓고

올리브유에 마늘을 볶다가

파스타를 함께 볶으면 끝이다.

소스 파스타와 다르게 오일 파스타는 투명한 느낌이다.

매운맛을 원하면 마늘을 볶을 때 고추를 넣으면 된다.

추가하고 싶은 재료는 추가하면 된다. 

마늘이 기본이므로 베이컨, 새우, 토마토(육류, 해물, 야채) 등 다양한 재료와 다 잘 어울린다.

마지막에 바질이나 파슬리를 뿌리면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아진다.

파스타는 밀이 아닌 ‘듀럼밀’로 만든다. 듀럼밀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탄수화물은 양질이다. 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 우리가 줄여야 하는 일반 밀과는 다르다.

오일 파스타는 영양은 높게, 포만감을 주므로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오늘은 집에 있는 마카로니 파스타로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었다.

1 파스타를 소금물에 삶는다. 8분~10분 삶으라고 하니 나는 9분 삶는다. (파스타 삶은 물을 1-2스푼 남겨놓으면 좋다. 버렸으면 신경 쓰지 말고 생수를 넣는다. 처음에 파스타면을 삶을 때 면수를 버리고 비명을 지른 적이 많은데 그러지 말자.)

2 팬에 올리브유를 2스푼 두르고 편마늘을 볶는다. 마늘은 썰어도 되고 칼등으로 부셔도 되고 으깨도 된다. (마늘 향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므로 통마늘은 비추한다.)

3 마늘이 익으면 삶은 파스타를 넣고 함께 볶는다. 볶을 때 면수나 생수를 넣는다.

4 소금으로 간한다. 감칠맛을 원하면 치킨 스톡을 넣는다.

알리오 올리오 완성이다.

오일은 넉넉히 넣으면 포만감이 지속되어 좋지만 느끼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욕심내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집에는 큰 마카로니가 항상 구비되어 있다. 마카로니 파스타는 소스가 있는 파스타를 만들 때 간이 잘 배어서 좋다.

실수로 작은 마카로니를 주문한 적이 있다. 어릴 때 돈가스에 곁들여 주던 샐러드에 들어갔던 마카로니다. 너무 작아서 식사용으로는 별로였다. 

다양한 파스타 면을 골라서 먹어보는 것은 재미있다. 파스타는 모양이 다양하고 귀여워서 유리병에 담아놓기도 한다. 알록달록 색이 있는 것도 있어서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기도 좋다.

만들기 쉽고 맛있는 오일 파스타로 파스타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