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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 Jun 08. 2024

건강에 진심입니다. 중국 문화 2

중국을 알지 못할 때는 중국음식이 하도 기름지다, 음식에 진심인 나라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 그런지 중국인은 체격이 크고 살집이 있을 것만 같았다. 직접 보지도 않고 편견 가득했던 나의 과거는 조금 부끄럽다.


중국에 가니, 제일 놀랐던 한 가지는 비만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비만이 없다라곤 할 수 없지만 내가 상상했던 나라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지역차이도 있을 테지만 그때 유학원에서 같이 간 사람에게 '중국사람들 생각보다 되게 날씬하지 않아요?'라며 연신 놀랬던 기억이 있다.


몸매 유지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차를 많이 마신다. 많이 들어봤다시피 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나이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아주 큰 물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주 따라 마셨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차보단 음료를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지만) 식당에 가도 차를 대접하는 곳이 많았다.


또 찬 물은 잘 마시지 않는다. 찬 게 좋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어 그런지 차도 항상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이 있다. 한국은 그야말로 얼음의 나라 아닌가. 한겨울에도 아이스를 연신 외치는 것에 비해 중국은 항상 따뜻한 콩물이라던지 차라던지 찬 걸 찾기 힘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자들은 생리 때 찬 걸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중국 친구 중 한 명이 오늘 생리해서 찬 걸 안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는데, 상관이 없진 않을 것 같았지만 한국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지 않은가. 그 친구 말로는 생리날 찬 걸 먹으면 배가 더 아프거나 좋지 않다고 했다.

중국에 산 이후 나는 찬물을 피하게 되었다.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마시는 버릇이 생겼다. 이전에는 어떻게 그 찬물을 벌컥벌컥 마셨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상온맥주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맥주는 말 그래도 시원하게, 가끔은 냉동실에 넣어 먹기도 하는 맥주를 나는 미지근하게 먹는 법을 배워왔다.


중국사람들이 찬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중국 사람들은 맥주를 냉장고보다 상온에 두는 양이 더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상온에 있는 맥주를 요청한다. 나도 이전엔 맥주는 응당 차가워야 마시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게 상온 맥주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걸 보면 나도 적응력이 참 빠르다. 나의 오래된 습관을 무참히 쓰러뜨릴 준비가 된 것 이다. 적어도 그 나라에 산다면.


중국인들은 운동에도 열심히다. 사람이 많아 그런진 모르겠지만 밤마다 걷는다고 나간 운동장엔 운동하는 사람들로 꽉 찼으니까. 그때 중국에 대한 편견이 또 한 번 깨졌던 날이었다. 한 번은 한 여름에 상해에서 지내게 된 일이 있었다. 상해의 여름은 극악무도하다. 더위를 타지 않는 나도 얼마나 덥던지, 잠깐 마트라도 갔다 오면 바로 샤워를 했어야 됐다.


그런 날에도 학교 운동장에는 러닝을 하며 땀을 빼는 사람이 있었고, 공원이라도 있는 곳엔 모두가 한데 모여 다 같이 체조하는 모습도 많았다. 그래서 이렇게 탄탄하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많은 걸 지도 모르겠다.


중국에 가보니 내 생각과는 다른 면모가 많았다. 이로써 내가 가진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게 많은지 깨달았다. 그래서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도 했다. 노력이라도 해봐야 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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