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학을 결심하고 제일 걱정인 것은
음식,
이었다.
먼저 중국을 경험한 대학 동기들 중
어떤 이들은 음식이 안 맞아 한국음식만 줄곧 먹었다는 둥,
기름져서 살이 10kg나 쪘다는 둥
대부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곤 해서 그런지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게 사실이었다.
내가 처음 간 중국도시는 대련이었다.
대학 동기들은 북경이 첫 도시였는지는 모르겠으나(북경 음식은 맛이 없다) 대련은 그야말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꿔바로우, 가지요리, 카오위 등 뭐 하나 맛없는 음식을 찾기 어려웠다.
듣자 하니, 대련음식이 특히나 한국인 입맛에 맞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음식도 맛있는 데다 한국물가의 1/3 혹은 1/4로 저렴한 바람에 나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같이 중국살이를 즐길 수 있었다.
중국은 맛에 정말 진심이라고 느낀 것은
맛도 맛이지만,
어떤 요리를 시켜도 그 퀄리티가 정말 뛰어나다.
단 10위안짜리(약 2000원) 라도 면발이 탱글탱글하면서도 맛이 일품이고 반찬처럼 골라 담아 먹는 가짓수 많은 요리들도 전부다 맛이 좋다.
또 학식은 어떤가,
내가 대학교에서 먹던 학식은 저렴은 하지만 맛은 정말 별로였다. 중국학식은 저렴하지만 맛이 아주 좋다. 심지어 대학교 식당에서 면을 현장에서 만들어주는 걸 보고 헉! 했던 적이 있었다.
도삭면을 직접 만들어주는 학식이라니.. 한국 대학교 식당 근황은 잘 모르지만 많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중국에 간지 3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급 권태인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 적이 있었다. 다 포기하고 한국에 갈 용기는 없지만 중국에 사는 게 좀 힘들었던 것 같다.
그때 나를 잡아준 것은 새벽같이 일어나 골라먹는 조식이었다. 중국 문화 중 하나는 아침을 챙겨 먹는 것 같다.
요우티아오(기름빵조각?)를 또우장(콩물)에 담가먹기도 하고 푸딩처럼 부드러운 계란찜 한 그릇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했다. 중국 음식이 더럽다는 소리가 많지만 (물론 있기도 하다, 위생 쪽에서는) 이 처럼 건강한 아침이 또 어디 있을까 싶었다.
다시 중국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코로나로, 비자문제로,
미뤄오기만 했던 중국여행을
올해는 꼭 한번 가서 그리운 아침도 새벽에 일어나 먹어보고, 관광객이 아닌 중국살이를 했던 그때처럼
여유롭게 지내다 오고 싶다.